인턴프로그램 종료되면 백수로 ..잡쉐어링 부작용 속출..하반기 취업대란 우려
"인턴하면 채용 가산점 준다지만 정작 채용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3개월 시간만 허송세월한거죠"
정부가 지난해 말 청년 실업률 해소를 위해 공기업 및 민간기업에 인턴채용을 강요한 이후 예견됐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인턴 채용을 명목으로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하반기 인턴사원 근무기간 종료 및 대졸졸업자들이 나오면 취업대란마저 우려된다.
특히 무분별한 인턴 남발은 개인의 직무훈련은 커녕 싸구려 일자리로 전락시키면서 결국 계약직같은 비정규직만 양산할 것이란 지적이다.
◇인턴 끝나니 다시 백수=지난 해 하반기와 올 초 대거 뽑았던 기업 인턴프로그램이 속속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정부의 인턴 1기로 근무 후 올 10월~12월 근무가 종료되는 인턴 요원은 중앙정부 46개 기관에 5200여명, 지방자치단체의 5600여명 등 1만여 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
실제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4월 채용한 50명의 인턴이 오는 10월24일 만료를 앞두고 있다.석유공사는 정규직 지원시 인턴경력을 가산점을 주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한화그룹은 지난 5~7월 300명의 인턴을 채용한 이후 최근 기간 만료되서 모두 짐을 쌌다. 인턴경력증명서 발급해줬지만 한화그룹 정식 채용 때 지원할 경우 별도의 가산점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K역시 올해 처음으로 상생인턴십제도 도입해 3개월씩 근무를 하고 있지만 기간이 만료된 기수들은 모두 퇴사처리됐다.
KB투자증권도 지난 6월22일부터 두달간 인턴들에게 직무 기회를 주고 있지만 아직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다. 때문에 12명의 인턴들은 이달을 끝으로 다시 대학생 또는 백수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지난해 인턴 중 정직원으로 뽑힌 인원은 75명 중 35명. 대략 절반의 생존자만 남았다.
신한은행도 지난 달 24일 대학생 인턴제도가 끝나 채용됐던 500명 중 300명은 중도에 그만뒀고 기간이 만료된 나머지 200명도 백수로 돌아갔다. 하나은행도 오는 9월 계약이 끝나는 인턴 300명 가운데 성적 우수자에 한해 공채 때 가산점을 준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하반기 공채 여부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이처럼 기업들은 인턴기간이 끝난 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기 보다는 기간 만료로 퇴사시킴에 따라 백수로 전락하거나 기업체 인턴직을 전전하는 메뚜기 인턴으로 머물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올해 초 서울 유명대학의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모씨(26)는 "작년말 인턴을 대거 채용하면서 2~3개 곳에서 인턴을 했지만 모두 기간이 만료되면 그만둬야 했다"며 "채용가산점을 준다고 공시돼 있지만 정작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사람은 거의 못봤다"고 토로했다.
◇하반기 취업대란 우려=여기에 하반기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턴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는 반면 추가 채용계획은 없는 곳이 많아 취업대란이 현실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결국 청년실업을 막고 일하면서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당초 정부의 행정인턴제 취지가 취업 병목현상만 유발시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정부의 인턴제 활용에도 불구 청년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잡셰어링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신규직원 채용을 꺼리고 인턴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중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7만6000명 감소한 가운데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이보다 더 많은 11만2000명 감소했다.
또한 인턴제를 통해 경력과 직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닌 허드렛일이나 잔심부름을 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모 공공기관에서 인턴을 수행했던 이모씨(24)는 "3개월간 우편물이나 서류를 각 부서에 배달하거나 전화를 받는 등의 잡무만 했다"며 "괜한 시간만 낭비한 셈"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이 현실적인 채용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기약 없는 인턴만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민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정부 주도의 공공일자리가 많이 늘어났지만 행정인턴 효과를 빼면 민간부문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고용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한시적인 일자리만 양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이솔 기자 pinetree19@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