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류 직원 석방 및 대북사업 재개 논의 타진할 듯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0일 저녁 개성을 경유해 평양에 도착함에 따라 남북의 이목은 11일 현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면담할 수 있을 것인지에 온통 집중되고 있다.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의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 회장이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북한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억류됐던 여기자들의 송환을 위해 방북한 것을 김 위원장의 후계자 정운의 지략에 의한 것이라고 대대적인 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현 회장의 방북 역시 북한의 '전략전술'의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공산이 높으며 이를 위해서는 현 회장을 만나 일정정도 요구안을 수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특히 현 회장이 지난 4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 정몽헌 전 회장 6주기 추모행사서 리종혁 아태 부위원장을 만나 유씨 석방 등 현안 논의를 위한 평양 방문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북측이 긍정 검토한 뒤 초청장을 보내 방북이 성사된 것을 감안할 때 남북간 대화의 물꼬가 의외로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
현 회장은 북한에 들어가면서 현재 북에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 모 씨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다. 관심을 모았던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에 대해서는 다소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재 계열사인 현대아산의 자금유동성이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있는데다 그룹의 정서적 근간인 대북사업이 중단된 것에 따른 무형의 손실이 더욱 무거움을 감안할 때 현 회장의 초점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맞춰졌을 공산이 높다.
현 회장은 지난 2005년 7월 원산에서 김 위원장을 처음 만났으며 지난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해 방북했을때와 같은 달 30일 백두산관광과 관련한 내용을 협의하는 과정 등 총 3회에 걸쳐 김 위원장을 만났다. 장녀인 정지이 전무 역시 김 위원장과의 면담 자리에 동행했었다. 정 전무는 이번 방북에도 현 회장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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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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