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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기자]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가 1일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11일만의 성적으로 국내영화중 최단기간 400만 돌파 기록이다.
그럼 영화 '해운대' 흥행의 1등 공신은 누굴까? 단연 하지원이다. 항상 최고만을 추구했던 그가 이번 영화에서 만큼은 '최고 자리'를 살짝 주위 동료들에게 내준 것.
바로 해양구조대원인 만식의 동생 형식(이민기 분)과 휴가를 즐기러 온 삼수생 이희미(강예원 분) 커플, 쓰나미를 예고한 해양지질학자 김휘(박중훈 분)와 이혼한 아내 이유진(엄정화 분) 커플, 그리고 회집 주인 최만식(설경구 분)등이 공동으로 하지원이 넘긴 '최고자리'를 슬그머니 넘겨받았다. 대신 하지원은 '해운대'의 진정성을 살려가는 무허가 회집주인 강연희로 분했다.
강연희는 시장통에서 무허가회집을 운영하면서 가슴 한곳에는 풀수 없는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는 또순이다. 이 또순이는 거센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지만, 아름다운 여인의 향기도 갖고 있는 상반된 캐릭터다. 따라서 매우 어려운 내면연기를 펼쳐야 하는 캐릭터 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윤제균감독을 믿고 따랐다. 적절히 자신을 희생하며 주변 인물들의 연기가 돋보일수 있도록 '깨소금 양념'을 더해줬다. 한마디로 튀지않으면서도 자신의 역할을 100%이상 완수해 준 것.
평소 '원톱' 혹은 '투톱'영화에만 출연했던 그가 영화의 진정성을 살리기위해 자신을 절제하고 자제한 것.
이와함께 영화에 대한 마케팅 초점도 '한국 최초의 웰메이드 CG'와 '16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투자금' 등 '영화의 규모'에 집중됐다.
왠만한 영화라면 '연기자 하지원'에게 홍보가 맞춰지겠지만 '해운대'는 마케팅에 있어서만은 하지원을 많은 연기자중 한명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이 역시 '영화의 흥행'을 위한 절묘한 선택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윤제균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하지원씨에게 가장 미안하다. 그는 내가 영화 '낭만자객' 참패 후에도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줬다. 그럼에도 나는 해준 것이 없다. 그는 많은 주인공중 한명일 따름이다. 하지만 그는 '해운대'에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해줬다. 그가 '해운대'의 중심축이 돼서 극을 이끌어줌으로써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가 돋보일수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부산 사투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윤제균 감독의 요청을 기꺼이 수용, 사투리 습득에 최선을 다했다. 부산출신 연기자와 숙식을 함께하면 사투리연기에 매진했고, 대본이 모두 헤질정도까지 읽고 또 읽으며 연기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마치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단역 출연도 마다하지 않는 안성기의 분위기가 배우 하지원에게 느껴진다. 이제 그는 작품에 완성도가 자신에 대한 만족을 우선한다.그래서 영화팬들은 그를 이제 '스타 하지원'으로만 보지 않는다. '연기자 하지원' '배우 하지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올 여름 우리는 '또 다른 하지원'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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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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