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경기 회복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과 고용시장의 회복에 달려있다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버냉키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상원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가계 부채와 주택가격 하락 문제가 해결돼야만 회복이 예상대로 진행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회의 반응은 싸늘했다. 상원 의원들은 FRB가 상업부동산 및 고용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추궁하며 FRB의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다.
◆ 회복의 관건은 고용과 소비 = 버냉키 의장은 10%대를 향해가는 실업률이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이라며 고용시장의 회복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극심한 침체로 소비가 큰 타격을 받았다며 현재 침체된 미국 내 수요를 아시아 국가들의 수요로 대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지목하며 무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 FRB 프로그램은 성공적 = 버냉키 의장은 FRB의 금융시장 구제 프로그램에 대해선 대체적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7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이 없었다면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장은 "현재의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하다"면서도 “지금 상황이 금융시스템이 붕괴됐던 지난 10월보다 개선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한 만약 시장이 자금 지원을 계속해서 필요로 한다면 TALF(기간자산담보부증권 대출창구 프로그램)을 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대출 확대를 위해 노력 = 엄격한 대출 조건이 중소기업들을 목죄고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을 버냉키 의장은 대부분 수긍했다. 그는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중소기업 지원이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CIT문제에 대해 질문하는 의원들에겐 중소기업들에 대한 대출 확대를 위해 FRB가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의원들은 FRB가 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하도록 종용해야 한다며 FRB의 개입을 거듭 강조했다. 크리스 도드 상원 은행위원장은 “많은 이들이 FRB의 권한이 잘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은행 대출에 관해선 FRB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금융시스템 감독 권한 강화 = FRB의 감독 권한 강화도 주요 논의대상 중 하나였다. 상원의원들은 FRB가 금융시스템을 제대로 감독했다면 금융위기가 현재 상태까지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책임을 물었다.
FRB가 은행 규제기관으로서 실패했다는 의원들의 주장에 버냉키 의장은 FRB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의회는 이를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화두는 소비자 보호 = 이번 청문회의 화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FRB의 역할이었다. 의원들은 FRB가 소비자 보호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FRB가 소비자 보호에 잘 나서고 있는지 청문회를 열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버냉키 의장은 FRB가 과거 소비자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 현재는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물가 안정 및 완전 고용과 함께 소비자 보호를 FRB의 목표로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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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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