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맏형 누구일까요?"
지하철을 이용하다보니 새삼스런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연예인 강호동을 떠올린 축이 어린 아이들이라면 어른들에게는 각자 나름대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구였다.
맏형이 가진 이미지는 거의 고정돼 있다. 형제자매 중 연장자로서 부모님을 대신해야 할 때도 있고 집안 대소사를 챙기다보니 무거운 책임감을 가진 존재라는 느낌이 먼저 든다. 또한 의젓한 모습과 리드하는 역할도 맏형으로서의 소임이라고 알려져 있다.
건설업계에서도 맏형이라는 단어가 자주 오르내린다.
창립한지 62년이 넘은 현대건설을 두고 흔히들 맏형이라고 표현한다. 오랜 세월동안 굴곡없이 건설업계의 상위 기업으로 자리하며 경부고속도로와 서산간척지 등 국내의 굵직한 시설물을 건설하며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때문이다. 물론 해외에서도 20세기 최대의 역사라고 불리웠던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등 세계적인 구조물을 건설하며 건설한국의 이름을 빛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손때묻은 역사를 자랑하며 임직원들 모두가 스스로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30여년간 내리 시공능력순위 1등을 지켜온 현대건설이 6년전 삼성건설에 자리를 내준 후에는 맏형이라는 이미지가 상당부분 불식됐다.
여러차례의 설문조사 등을 통해 나타난 것처럼 국민들의 의식 속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업체가 현대건설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공능력순위가 뒤로 밀린채 5년여가 흘렀던 탓이다.
이제 며칠 후 발표될 시공능력순위에서는 현대건설의 1위자리 탈환이 예정돼 있다. 현대건설은 물론 다른 건설사들도 부인하지 못할 정도여서 6년만의 1위 복귀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현대건설은 매출뿐만 아니라 재무상태도 다른 업체들에 비해 크게 개선됐고 기술자 보유 등 기술력도 남다르다는 점도 1위 복귀를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현대건설이 다시 시공능력순위 1등을 차지하게 됐다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다. 한편에서는 시공능력순위가 가지는 의미가 특별하지 않다며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1등 자리를 두고 설왕설래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맏형으로 거듭나는 현대건설에 갈채를 보내며 침체기에 빠진 건설경기를 헤쳐나가는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건설인들은 바라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설회사로서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있다"면서 "국내 1위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최고를 향해 전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의 맏형은 구닥다리 전동차가 달리는 1~4호선이라는게 서울시의 광고 카피 결론이다. 오래돼서 전통이 있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미지의 노선이 맏형이라는 것이다.
건설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중의 하나인 현대건설이 그 자체만으로 맏형 역할을 자임하고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건설인들이 바라듯, 또 4개월 전 취임일성으로 김중겸 사장이 강조한 '글로벌 톱 리더'로 맏형 현대건설이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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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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