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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의 딜레마, 朴을 어찌할까

청와대가 "미디어법 표결에 참여하면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 때문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 주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서라도 마침표를 찍기 원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개편과 개각 등 집권 2기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불투명해졌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표단속이 되지 않을 경우 최악의 경우 부결까지 우려되기 때문.

◆노코멘트 靑, 속은 부글부글


청와대는 입이 있어도 말이 없다. 박 전 대표의 미디어법 반대표 발언이 가지는 미묘한 정치적 함의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드러내놓고 반대했다가는 계파갈등 확산이 우려되고 그대로 덮어두기에도 애매모호하다.

청와대는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지만 수면 아래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여권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하는 시기에 박 전 대표는 한마디 말로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실상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본격적인 독자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말과 올해 초 입법전쟁 당시 청와대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속도전을 강조했지만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 법안이 국민에게 고통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반기를 들었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나 용산참사 등 현 여권이 고비에 처할 때마다 박 전 대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야당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계파 갈등해소를 위해 이 대통령이 수용했던 이른바 '친박 원내대표 추대론'을 박 전 대표가 단번에 거절하기도 했다.


◆靑, 내년 지방선거 등 정치일정도 부담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이 대통령에게 '관계설정'의 숙제를 안겼다. 양측은 대선후보 경선 이후 감정의 앙금을 씻지 못하고 매번 갈등과 반목을 거듭해왔다. 한때 거론됐던 박근혜 총리론이 매번 싱겁게 무산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박 전 대표와의 관계회복 실패는 향후 선거를 앞둔 이 대통령에게는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당장 10월 재보선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고전이 예상된다. 특히 10월 재보선은 집권 2기 첫출발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이 대통령의 임기 중후반 안정적 국정운영 여부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다만 잠재적인 권력인 차기 주자가 현직 권력인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지속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양측이 파국을 막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 출발점은 내달 중순 전후로 단행될 개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친박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지식경제부 장관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인사들의 입각 여부에 따라 양측의 관계는 극적 화해의 단초를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간에 워낙 불신의 골이 깊은 데다가 친박의원 입각설도 양측 화해의 기준으로 평가하기에만은 어려운 측면이 많아 갈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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