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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고위험투자 일보후퇴

재보험 사업 비중 낮춰

세계적 투자가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위험도 높은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크셔는 재보험(Reinsurance) 사업 규모를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험사업은 재난 등의 보험에 대한 책임의 일부를 다른 보험업자로부터 넘겨받는 사업이다. 버크셔가 가진 여러 사업분야 중 가장 큰 이익을 얻던 분야였지만 위험성이 높아 최근들어 이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

버크셔는 재보험 사업으로 지난 2006년 한해 동안 22억 달러의 프리미엄 수익을 얻기도 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의 후유증으로 재보험 판매가 폭증한 덕분이다. 하지만 2005년을 정점으로 재보험 판매는 내리막세를 걷기 시작해 2007년에는 16억 달러, 지난해에는 9억5500만 달러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재보험 판매 수익이 줄면서 버크셔는 유동성에도 압박을 받았다. 버크셔 회장인 버핏은 지난 5월 네브래스카 주(州)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크셔는 2년 전에 비해 여유자금이 많지 않다"며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 재해와 관련된 사업 비중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버크셔가 재보험 판매를 줄이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를 들고 있다. 우선 신용등급 조정이 한 몫을 했다. 지난 4월 버크셔는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을 'Aaa'에서 'Aa2'로 강등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무디스는 경기 침체와 버크셔가 투자하고 있는 주식의 침체를 하향 조정의 이유로 꼽았다. 더불어 무디스는 '재해에 노출된 사업'이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신용등급 강등 이유로 지적했다.


버크셔가 재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는 또 한가지 이유는 재보험 판매 프리미엄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보험 사업을 통해 허리케인 관련 프리미엄은 올랐지만 지진과 같은 다른 보험의 재판매 프리미엄은 몇 해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버크셔 입장에서는 재보험 사업이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않은 사업인 셈이다.


재보험 사업은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큰 위험도 따른다. 카트리나 같은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수십억을 한 번에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천재지변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위험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재보험 사업 부진으로 버크셔의 지난 1분기(1~3월)말 현재 현금 보유액은 연중 최저치인 200억 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버크셔의 재보험 사업 축소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윌리스 그룹 홀딩스의 재보험 부문 부사장인 제임스 켄트는 "버크셔가 재보험 사업 관련 익스포저를 줄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업계 애널리스트는 "버크셔의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다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버크셔가 재보험 사업 비중을 우선 줄인 후 다시 신용등급을 상승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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