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400선붕괴, 환율 1300원 돌파, 채권약세.."실적 시즌 앞두고 잇딴 악재에 외인우려 가중"
어닝시즌 초입부터 불길한 뉴스들이 잇달아 터지면서 주식, 채권, 외환이 트리플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 밑으로 내려섰고 환율은 1300원 위로 껑충 뛰었다. 채권은 국채선물이 추세를 가르는 중요 기점인 110.50선 붕괴를 눈앞에 뒀다.
13일 증시는 외국인은 물론 기관, 프로그램 매물까지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지수는 50.50포인트 급락한 1378.1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321억원, 코스피200선물에서 7770계약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두달 반동안 지지부진하게 막혔던 1300원선이 순식간에 뚫렸다. 원화가치가 두달 반만에 급락한 셈이다. 지난주 동유럽 국가들의 IMF구제금융 요청 소식으로 가시지않은 닷새간의 상승세는 역외 매수세가 붙으면서 롱심리를 부추겼다. 환율이 130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4월29일 1340.7원 이후 종가기준으로 처음이다.
채권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국채선물은 15틱 내린 110.55로 마감해 외국인 매수 부진을 반영했다. 외국인은 9거래일 연속 국채선물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장중 한때 1500계약 이상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국채선물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주식, 외환,채권의 트리플약세는 유달리 배드뉴스가 많았던 탓이 크다. 장초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췌장암 소식이 들려오면서 시장은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이후 미국 20대 은행 중의 하나인 CIT은행 파산가능성과 함께 대만 증시 3.5% 급락 등으로 아시아권에 대한 제 2금융위기 가능성이 불거지자 역외는 한순간에 안전자산 선호로 돌아섰다. 골드만삭스(14일), JP모건체이스(16일),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17일)등 금융기관을 비롯한 구글, 인텔 등 기업의 실적 발표들을 앞두고 다소 긴장돼 있는 시장참가자들의 심리에 불을 붙인 셈이다.
정성민 유진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국가 리스크과 함께 원화자산의 약세를 인지하면서 코스피, 채권, 원화가치 등이 동시에 약세를 나타냈다"며 "대만 증시가 빠진데다 CIT파산 우려 등이 미 금융기관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우려감을 선반영한 측면이 있고 그동안 디커플링으로 너무 버틴 점 등을 감안할 때 일단 이 여파를 뉴욕증시가 이어가면 당분간 좀 더 트리플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처럼 순식간에 돌변한 시장 심리에 대해 당분간 조정이 있었을 뿐 펀더멘털상의 변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오석태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주식, 원화가치가 급락한 부분은 있지만 채권은 특이할 만한 사항은 없는 상태"라며 "그동안 3월부터 랠리를 보여온 부분에 대한 조정이 일시에 온 것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 이머징 마켓 중 인도증시도 급락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견조한 시장 상황을 유지해왔음을 볼 때 대외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만 독야청청 올라가기는 어렵다"며 "펀더멘털 때문이라기 보다 심리적 차원이 크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올해말 내년초쯤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펀더멘털에 대한 시각과 함께 올 여름은 조정분위기를 보일 것이라는 심리적 요인이 한꺼번에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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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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