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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 특허청 영원한 누님’ 백옥분 사무관 퇴직

1968년 4월 기능직공무원으로 출발, 국내 최장 근무…특허청장 등 거친 기관장만 24명


특허청의 ‘영원한 누님’이자 ‘맏언니’인 백옥분 사무관(60)이 41년 2개월 15일의 공직을 마감하고 30일 정년퇴직한다.

특허청 개청(1977년 3월12일) 후 국내 여성공무원으론 물론 특허공무원(1500여명)을 통틀어서도 ‘최장수’ 기록을 남기고 떠나는 것이다.

그것도 오직 ‘특허’ 한 분야에서다. 특히 평생 공직에 열중하다 결혼도 하지 않은 ‘미스의 몸’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올 2월7일 금산 효심사에서 부모님 천도재를 겸해 자신의 환갑예불을 올렸지만 ‘홀몸’이다.

그의 공직생활 중 거쳐 간 특허국장(4명)과 특허청장(20명)은 지금의 고정식 청장을 합쳐 24명. 직원들 사이에서 그는 ‘누님’ ‘언니’ '특허청의 산 증인'으로 통하고 불린다.

1949년 1월 13일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에서 7남매(2남5녀) 중 여섯 번째(넷째 딸)로 태어난 그가 공직에 몸담은 건 1968년 4월15일.

서울숭의여고를 졸업한 이듬해 상공부 특허국 기능직공무원이 된 것이다. 호칭은 ‘미스 백’, 맡은 업무는 특허출원서 접수였다.

그렇게 9년이 지나면서 특허국이 특허청으로 승격, 서울 서초동 제일생명빌딩에 둥지를 틀면서 그녀도 따라갔다.

보직은 일본어번역사. 별정직 6급(주사)으로 승진해 서류방식의 특허심사업무를 맡았다. 한·일공업소유권 얘기가 나왔던 1975년부터 취미로 배운 일본어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호칭도 ‘백 선생’으로 바뀌었다.

특허청이 서울 테헤란로 풍림빌딩으로 갔다가 지금의 정부대전청사로 오면서도 번역사로서 서류심사업무를 봤다.

어느덧 공직입문 36년의 세월이 흘러 2004년 6월30일 그에게 큰 행운이 왔다. 별정직 5급으로 승진, 간부가 됐다.

“사무관이 된 때를 잊을 수 없다”는 그는 출원과를 거쳐 2006년 6월부터 고객서비스국 종합민원실 책임자로 발령 났다. 특허, 상표 등 지적재산권 출원서류 접수 및 서류심사업무를 총괄하며 ‘특허청 대외협력고객지원 분야 얼굴’ 노릇을 해왔다.

백 사무관은 바쁜 공직생활 중에도 주경야독 책을 손에 놓지 않았다. 49살에 대학생이 돼 2002년 2월 국립한밭대학교 일본어과를, 2007년 2월엔 한밭대 산업대학원(일본어과전공)을 졸업했다.

그의 삶엔 일과 공부, 봉사가 전부라해도 지나침이 없다. 23년간 여직원모임인 소심회 회장을 맡았다. 불우직원을 위한 쾌유회와 반야회, 무지개회에도 적극 동참했다. 훈장, 국무총리·장관·청장표창 등 받은 상이 수두룩하다.

오는 8월부터 민간인 신분으로 대전 둔산동에 있는 특허콜센터 책임자로 내정된 그는 후배들에게 “공직자는 늘 언행을 조심하며 직장에 애정을 갖고 책임감, 긍정적인 일처리, 인내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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