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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지역, 이번에는 디플레이션 우려

올해 물가 UAE -1.3%, 사우디 -0.9% 기록 예상.. "경기회복에 더 많은 시간"

수년간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걸프지역 국가들이 이번에는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주 발행된 중동경제 주간지 MEED는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에서 최근 국제유가와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전반적인 물가가 하락하면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면 경기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사우디의 물가상승률은 5.2%로 1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바레인도 3.1%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쿠웨이트도 14개월래 최저치인 6.8%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쿠웨이트는 전반적인 물가는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겠지만, 부문별로는 이미 디플레이션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가장 급격한 물가상승률 하락은 14분기 연속 두 자릿수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던 카타르에서 목격되고 있다.

HSB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13.2%였던 카타르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1분기 -2.4%를 기록했다. 카타르 내셔널 뱅크의 리서치 책임자 모하메드 모아비는 카타르의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3~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6월 3일 공식 발표된 아랍에미리트(UAE)의 물가지수는 지난해 12.3%에서 올해 4월 4.9%로 떨어졌다.

HSBC의 책임 이코노미스트 사이먼 윌리엄스는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완화되고 있다. UAE경제가 이미 디플레이션을 벗어났다고 볼 수도 있지만, 부동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이는 단기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경제에 대한 비관론자로 평가되는 '내셔널 뱅크 오브 아부다비'의 책임 이코노미스트 지야스 고켄트는 올해 GCC 6개 회원국 모두에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970년 중반과 1980년대 초반 등 국제유가가 급락할 때마다 GCC 국가에서는 어김없이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유가과 집세, 식료품 가격 등이 인플레이션의 주범이었지만 지금은 반대로 물가상승세를 낮추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통화공급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지난 한해동안 계속 늘어나던 통화공급은 이미 카타르와, 바레인, 쿠웨이트에서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고켄트 박사는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물가상승률은 UAE에서 -1.3%, 사우디에서 -0.9%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켄트 박사는 당장 소비자들은 물가가 하락하면 기뻐할 수도 있지만, 디플레이션은 전반적인 경제에 많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선 소비가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업의 수입도 줄어드는데 반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실시된 구조조정으로 더 이상 비용을 줄일 여지도 없는 상황이라는 것.

더욱 우려되는 것은 가격이 하락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게 된다는 점이다.

고켄트 박사는 "디플레이션은 결국 전반적인 경기회복의 시기를 더 늦출 수 있고 경제활동을 상당기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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