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낙태를 옹호해 온 유명 의사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67세의 조지 틸러 박사는 캔자스 위치타의 한 교회에서 총에 맞아 살해된 채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백인의 용의자는 총을 쏜 후 차를 타고 도망가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틸러 박사는 미국에서 만기(晩期)낙태를 시술하는 의사중 하나로 그동안 낙태반대주의자들의 표적이 되어왔다. 그의 병원 앞에는 낙태반대 시위가 끊이질 않았고 박사는 16년전에 이미 낙태 반대주의자로부터 총격을 받아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
이번 사건은 낙태 허용론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카톨릭계 대학인 노트르담 대학에서 연설 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나 눈길을 끈다.
대통령은 졸업 축하 연설에서 민감한 낙태 이슈를 완화된 태도로 접근했다. 그는 “낙태가 아직까진 법적으로 허용된다”면서도 “정부가 원하지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낙태에 대한 논란을 피해갔다.
그러나 낙태반대론자들은 대통령이 배아 줄기 세포 연구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로 한 기존의 입장을 번복하자 이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또 미국 밖에서 낙태를 행하는 이들을 규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낙태는 미국 사회 내에서 매우 감정적인 이슈다. 만기 낙태란 임신 20주가 지난 태아를 강제로 유산시키는 행위로 캔자스주 법에 따르면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 여부를 우선 판단해야 한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