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서를 통해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며 그동안의 심정을 털어놨다.
노 전 대통령은 23일 새벽 사저를 나서기 30여분전인 오전 5시10분께 컴퓨터에 유서를 남겼으며, 한 비서관에 의해 뒤늦게 발견됐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며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고,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고 밝혀 그동안 정신적 고통이 컸음을 엿볼 수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고 밝혀 건강도 악화됐음을 알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라고 적어 봉하마을 뒷산으로 나설 당시 이미 자살을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는 내용을 유서에 담았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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