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판사회의 개최..압박 수위 턱 밑
정치권에서는 탄핵소추 발의 움직임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사태 장기화
과연 '申'의 선택은..
촛불재판 개입 논란의 주인공으로 2개월여 간 침묵으로 일관해 온 신영철 대법관의 '버티기' 작전이 막판에 도달한 양상이다.
전국 고등법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고법마저 판사회의를 열기로 하면서 상황은 절정에 달하고 있다.
일선 판사들의 압박 수위가 신 대법관의 턱 밑까지 차 올랐다.
특히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예정돼 있어 신 대법관이 이 자리에서 거취를 표명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2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105명의 배석판사 가운데 30명의 요구로 이날 오후 판사회의를 열고 신 대법관의 재판개입 논란 및 후속 조치의 적절성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고법 배석판사들의 법관 경력은 일반적으로 13~15년차로 부장판사 승진을 1~3년 앞둔 최고참 판사들이어서 이들의 목소리는 향후 다른 판사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울고법은 전국 6개 고법중 가장 규모가 크고 전국 법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판사회의를 열지 않은 부산ㆍ대구고법도 서울고법 판사회의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어 서울고법의 판사회의는 이번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된다.
마침 이날 신 대법관이 참석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열려 주목된다.
이날 선고는 공개진행되기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을 신 대법관이 거취를 표명할 지가 최대 관심사다.
사실상 신 대법관이 공개적으로 거취를 표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야권공조를 통해 사상 초유의 탄핵발의를 추진키로 한 것.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전날 "신 대법관에 대한 탄핵발의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고, 친박연대(5석)도 동참키로 하면서 힘을 보탰다.
헌법(제65조)은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와 관련 국회 재적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와 재적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 내부에서는 신 대법관이 자진사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용훈 대법원장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직후 법원 내부전산망에 올린 사과문 내용과, 침묵하고 있는 최근의 행보를 볼 때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해석이다.
신 대법관이 이날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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