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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익 못내면 1위 의미없다"

권오현 사장 "1분기 실적은 환율효과로 인한 착시현상" 일침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담당 사장이 임직원들을 향해 "이익을 내지 못하는 1위는 의미가 없다"며 따끔하게 질책했다. 경쟁사이자 최대 납품업체인 인텔이 불황 속에서도 이익을 낸 것과 달리,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지금 삼성전자의 모습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것이다.

1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권 사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CEO 메세지를 통해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보다 실적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환율로 인한 착시효과"라면서 "실적이 좋은 것 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1위인 인텔 등이 20%가 넘는 이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우리의 실적은 오히려 나쁜 실적"이라면서 "진정한 메모리반도체 1위가 되려면 이익을 내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선 독보적인 1위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D램 업계 순위(잠정치)에서 34.3%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하이닉스(21.6%)가 차지했다. 특히 엘피다, 마이크론 등 경쟁사의 시장점유율이 모두 하락한데 반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전분기 점유율인 30.0%, 20.8%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선전했다.

하지만 실적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다르다. 세계 반도체 1위인 인텔이 1분기 6억4700만달러(약 812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올 1분기에도 6700억원의 적자를 기록, 2분기 연속 적자에 그쳤다. 경기를 비교적 덜 타는 CPU 등 반도체 핵심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는 탓이 크지만, 역점을 두고 있는 비메모리사업(시스템LSI)이 좀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영향도 부인할 수 없다. 권 사장이 경쟁사이자 최대 납품업체인 인텔에 빗대가며 '이익을 내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권 사장은 전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글로벌 인베스터스 컨퍼런스'에 참석, "비록 반도체 시황이 어렵지만 향후 반도체 연구개발(R&D)에 매출의 10%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6년 이후 매출의 10% 가량을 꾸준히 R&D 활동에 투자해왔으며 지난해에도 매출의 11% 가량인 2조원 이상을 투자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30나노 낸드플래시와 40나노 D램을 통해 주요 경쟁사들과 1∼1.5세대 기술격차를 더욱 벌려나갈 것"이라면서 향후 시장전략으로 ▲D램·낸드플래시간의 유연한 생산 시스템 운영을 통한 멀티팹 운영 ▲업종 최고 수율 구축을 통한 조직 효율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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