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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이성태, 한은법 개정 놓고 ‘입씨름’


경제위기에 양대 수장이 힘겨루기 논란
금융계, 금융감독기능 놓고 밥그릇 싸움 하는게 아니냐고 폄하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조사권 신설을 골자로 한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놓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좌충우돌’ 설전을 펼쳤다.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심사하기 위해 23일 열린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윤장관은 “현 시스템에 특별한 결점이 없고, 조사권이 한은에 신설될 경우 중복조사로 인한 금융회사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며 반대의 입장을 확실했다. 반면 이 총재는 “공동검사의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금감원의 정보 제공 등과 같은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윤 장관의 지적에 맞대응했다.

전문가들은 “1/4분기 우리경제 성장률이 -4.3%로 추락했고, IMF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보다 대폭 하향하는 등 경제위기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위기 탈출에 전념을 다해야할 재정부와 한은이 밥그릇 싸움이나 한다”며 양쪽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날 두 수장 간의 설전에서 재정부와 한은 간의 케케묵은 갈등이 표출되면서 감정싸움까지 격하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성태 총재가 먼저 ‘공동조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 총재는 “이런 말까지 하긴 뭐하지만, 한번은 금감원과 공동으로 은행에 검사를 나간 적이 있는데, 금감원 직원이 한은에는 정보를 주지 말라고 해서 받지 못했던 적이 있다”며 옆자리에 앉은 윤 장관의 심기를 거슬리는 발언을 했다.

윤 장관은 바로 “금감원장 재직시 한은과 불편했거나 협력이 안된 부분이 없었다”며 “오히려 금감원 직원 중 은감원 출신자들이 오히려 한은에서 정보를 안준다고 불평했다"고 반박했다.

두 수장의 공방은 결국 한은법 개정이 각자 속해 있는 조직에 유리하게 정리되기를 바라는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재정부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을 모두 갖는 부서는 없다며 재정부가 다시 금융위를 흡수하고 한은의 금리인하 등 금융통화정책 기능에도 일정부분 관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한은은 이 경우 과거 재정부의 권력이 집중됐던 ‘모피아’시대로 회귀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재정위는 한은법 개정 문제를 결론짓지 못하고 오는 27일 계속 논의키로 했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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