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해체 이후 양 기관에서 주도권 다툼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을 따로 개최키로 하는 등 정보통신 업무의 정통성을 놓고 양 기관의 신경전이 미묘하게 펼쳐지고 있다.
20일 방통위와 우본에 따르면, 양 기관은 오는 22일 제54회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을 따로 개최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오는 22일 오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주재로 세종로 방통위 청사에서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을 갖고 9명의 정부포상자 등에게 표창할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도 이날 남궁민 본부장 주재로 종로구 서린동 본부에서 경영평가 우수청, 고객만족경영 우수관서, 우정 CS 대상을 표창하고 민간인 정부포상자 9명에게도 시상할 방침이다.
국내 정보통신업계의 축제인 '정보통신의 날'은 지난 해 방통위의 전신인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데 이어 우본이 지경부 산하로 이관되면서 주관 부처가 모호해짐에 따라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법령상 방통위가 정통부의 후신으로서 '정보통신의 날'을 주관하고 있지만 그 역사적 뿌리는 우정사업본부에 더욱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초 정보통신의 날은 체신의 날로 출발했다. 1884년 12월4일 고종 임금이 우정총국 개설 축하연을 연 날을 기념해 1956년 처음 체신의 날이 지정됐고, 1972년 고종이 우정총국을 개설하라는 칙령을 내린 4월22일로 기념일이 옮겨졌다. 이후 1995년 체신부가 정보통신부로 부처 이름을 바꾸면서 '정보통신의 날'로 바꿨다.
그동안 방통위와 우정사업본부는 정보통신의 날 행사의 주관부서와 관련해 수차례 협의를 거쳤지만 아직도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반목하고 있다. 'IT코리아'의 이미지가 갈수록 약화되는 상황에서 정보통신의 날 기념행사와 같은 작은 사안 하나 제대로 풀지 못하는 양기관의 행태를 놓고 대다수 IT업계 관계자들이 실망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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