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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파격행보, 고기능보다는 저가격으로 승부

소니가 달라졌다.

고급화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저기능·저가의 200달러(약 27만원) 이하짜리 소형 디지털 캠코더를 선보인 것.

주목을 끌고 있는 소니의 미니HD캠코더 '웨비HD(WebbieHD)는 발상부터 달랐다.

'웨비'는 소니의 일본 기술진이 아닌 미국 마케팅 팀의 주도로 개발됐다. 원산지도 일본이 아닌 중국에서 만들어졌으며, 주요 고객도 첨단기술을 추구하는 일본인이 아닌 가격을 중요시하는 미국인을 겨냥했다.

기능도 타사 제품과 차별화했다. 웨비의 소프트웨어는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와 호환되지 않으며, 소프트웨어를 웹에 동영상으로 올리기도 빠르고 간편하다.

가격은 200달러 이하지만 고기능 모델은 여전히 600달러 이상을 호가한다.

이같은 변화는 고급화를 추구해온 소니 문화에선 매우 상징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즉, 고기능·고가가 아닌 값싸고 대중적인 제품으로 고객들을 만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처럼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소니 문화의 중심에는 사장을 겸하고 있는 하워드 스트링어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있다.

스트링어 CEO는 일본의 기술을 능가하는 애플의 '잘 빠진' 디자인과 '똑똑한' 소프트웨어에 대항하기 위해 변화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스트링어의 이처럼 공격적인 변화는 14년 만에 첫 적자전망을 발표한 올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우리는 극적인 변화가 아니고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누차 강조해 왔다.

소니는 1980년대 선보인 캠코더 '핸디캠' 판매가 고전하기 시작하자 지난 2007년부터 '웨비' 개발에 착수했다.

'웨비'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지난 2007년 8월에는 네트워크 쉐어링 카메라라 불린 시범제품으로 미국 캠코더 시장의 문을 살짝 두드렸다.

소니는 그 경험을 통해 미국인들이 잘빠진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을 추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소니는 미국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샌디에고에 있는 미국 사업부와 일본의 엔지니어·디자이너·마케팅 담당자들이 수시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팀을 조직했다.

일본 팀을 이끌고 있는 니시무라 요시히코와 미국 팀 책임자인 켈리 데이비스는 매일 여러 차례의 통화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각자 서로의 의견에 깜짝깜짝 놀란다고 한다.

니시무라는 "켈리가 제안한 것 가운데 가장 놀랐던 것은 보수적인 검정색·은색·곤색 일색인 카메라에 오렌지와 보라색을 입히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켈리가 제안한 이른바 '가지와 호박전략'은 젊은 층과 여성들을 사로잡으며 디지털 캠코더 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캠코더는 전세계에서 2200만대가 판매돼 2006년에 비해 22%의 증가세를 보였다. 소니 역시 '웨비'를 통해 이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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