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 경과에도 매물 없어…젊은 층 수요 많아 한주 새 1000만원 올라
“저가매물은 고사하고 매물 자체가 없다.”
수도권 남부 전세시장에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봄 성수기가 지나가고 있는데도 수원, 과천, 화성 등 수도권 남부일대가 강세를 띄고 있다. 이들 지역은 올 초만 해도 저가매물이 많았던 탓에 신혼부부를 비롯한 젊은 수요층의 유입이 크게 늘면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다.
새롭게 출시되는 매물은 대부분 호가가 끼어 있지만 이마저도 거래는 쉽지 않다. 특히 수원과 화성의 경우 인근 동탄신도시 입주 마무리도 더해져 매물품귀가 매우 심각하다.
이 때문에 과천, 성남 등을 비롯한 수도권 남부지역 전세값이 한 주만에 최고 1000만원 가량 올랐다.
이는 수도권 주택매매시장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고, 신혼부부들의 전세주택 수요가 늘면서 전세시장도 상승가도에 합류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들에 따르면 수도권 남부 전세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수원, 과천, 성남 지역은 일제히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한주 동안 △수원시(0.54%), △과천시(0.39%), △성남시(0.37%), △화성시(0.35%), △고양시(0.27%), △하남시(0.25%), △안양시(0.22%) 순으로 오름세를 기록했다.
성남 분당의 경우 판교신도시 입주 물량으로 전세값 약세가 예상됐고 판교는 아직까지 기반시설이 불편하다는 인식이 퍼졌지만 전세수요가 늘고 있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건영 111㎡가 500만원 올라 1억6500만원 선에 이매동 이매삼성 92㎡가 1000만원 가량 올라 2억2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왔다.
서현동과 이매동 등 분당 주요지역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주보다 1000만원 이상 올랐다.
분당 서현동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 입주자들이 기반시설이 아직 미비하지만 분당보다는 새 집인 판교신도시를 선호하면서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촌신도시 비산동 은하수신성 76㎡의 경우 1억4500만원∼1억6000만원 선으로 250만원 올랐다.
수원시는 지난 달까지 전세 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관계로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인근 동탄신도시 입주 마무리도 더해져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망포동 동수원현대IPARK1차 112㎡(34평형)가 지난 주보다 500만원 상승한 1억2000만원∼1억4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수원 영통 H공인관계자는 “문의는 많은데 매물이 없다.지난달부터 초 저가매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과천시는 매매값이 최근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전세시장도 수요층이 가세하며 강세를 띄고 있다. 매물은 전반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부림동 주공8단지 89㎡(27평형)가 1억8000만원∼1억9000만원 선으로 750만원 올랐다.
화성시는 동탄신도시 입주 마무리와 2월 삼성반도체 인력 증원에 따른 매물 소진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반송동 시범다은우남퍼스트빌 112㎡(34평형)의 경우 1억1000만원∼1억3500만원 선으로 500만원 상승했다.
화성 반송동 J공인 관계자는“동탄신도시 입주 마무리가 인근 태안지구까지 전세값 상승을 압박하는 형국”이라며 “매물 호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용인지역은 전세 매물이 많이 소진된 109㎡면적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가격이 올랐다. 상현동 만현마을현대I'PARK3차(10단지) 115㎡, 벽산블루밍 109㎡가 250만원, 죽전동 죽전현대홈타운2차 109㎡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남부 전세시장이 봄철 성수기가 지나고 있는데도 여전히 강세”라며 “신혼부부를 비롯한 젊은 수요층 유입에 크게 늘어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미윤 부동산 114 과장도 “매매값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어 전세시장 상승세도 지속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이사계획이 있는 수요자라면 결혼시즌과 지난 후 전세매물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kj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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