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단체가 교복업체에 이어 참고서값을 올린 출판사에 대해서도 실태조사 후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나섰다.
일부 참고서의 가격이 2배 이상 올랐기 때문인데 교육과정이 개편으로 교재개발비가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인상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참고서 값 왜 오르나 = 출판사들은 이번 학기부터 적용되는 제7차 교육과정에 맞춰 참고서를 개정하면서 교재개발비 때문에 인상폭이 예년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물가인상에 따라 종잇값도 올랐다는 것.
그러나 출판사들은 교육과정이 개편된 올해에만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다. 그동안 매년 관례처럼 1000~2000원씩 인상해 왔다.
물론 참고서 내용은 변하지 않고, 보기좋게 디자인 된 표지만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에도 출판사들은 종잇값을 가격 인상 이유로 들었다. 질 좋은 종이로 바꾸면서 어느정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 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은 "1학기에서 1년만 쓰는 참고서에 질 좋은 종이가 무슨 소용이냐"고 가격 안정을 촉구하고 있다.
참고서 시장의 과열도 가격 인상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참고서의 종류가 다양해 지면서 출판사들은 다품종 소량 생산체계를 갖추고 경쟁해 참고서 1권당 원가는 오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교육과정 개편으로 헌책도 못사니… = 오른 참고서 가격 만큼이나 학부모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참고서 가격부담 때문에 중고 참고서를 구입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 헌책을 판매하고 있는 한 업체는 지난해 매출이 지지난해보다 매출이 7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모 씨는 "지난해 깨끗한 헌책을 구입했는데 올해는 교육과정 개편으로 헌책도 구입할 수 없다"며 "가격이 올랐다고 참고서를 사지 않을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최근 참고서나 문제집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문제지를 복사하거나 기출문제 등을 중심으로 직접 자료를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중·고교 모든 학년, 모든 과목의 교과서가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에 따라 단계적으로 바뀌게 되고 출판사가 교과서 가격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에 교과서와 참고서의 동반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한 권에 3만원이 넘는 참고서를 만드는 출판사에 교과서 가격을 결정하게 하면 교과서와 자습서 등 참고사 가격을 동시에 올릴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학교를 다니기 위한 필수 조건인 교과서에 시장 논리를 도입한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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