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사진과 다른 외모여서, 돌아갈 때 입국이 거부될까 걱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성형수술을 받고 수술 전후 자신의 얼굴사진을 비교해 보며 흡족해 하는 한 필리핀 여성의 말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각지에서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한류열풍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뛰어난 손재주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의사들의 성형의료 실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뿐이 아니다. 간 이식이나 암 수술 같은 특정 질병 분야의 의료수준은 이미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위암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43.9%에 달하여 미국의 23.3%에 비해 훨씬 앞서고 있다. 반면 의료비는 오히려 저렴해서 우리나라 의료비는 미국의 30%, 일본의 67%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풍부한 의료자원과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의료접근성과 상대적으로 짧은 대기시간도 강점 중의 하나다.
그런데 아쉽게도 그간 우리나라의 해외환자 유치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2007년도 한해 동안 우리나라를 방문한 환자는 1만 5000명으로, 싱가폴 40만명, 태국 150만명과 비교할 때 초라한 성적이다. 우수한 인력과 높은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보건의료산업 중에서도 블루오션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의료관광분야에서 경쟁국에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들도 보건의료산업을 Post-IT 핵심산업으로 인식하고 앞 다투어 투자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MS, 인텔 등 다국적기업들도 u-Health,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보건과 의료서비스가 치료위주 벗어나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경을 초월한 고부가 보건ㆍ의료시장 선점을 위해 과감한 규제선진화와 아낌없는 투자ㆍ지원이 이제는 절실한 시점이다.
이에 정부는 보건의료산업을 미래 우리 경제를 이끌고 갈 중요 산업으로 선정하고 다양한 육성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그동안 기술ㆍ사업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R&D를 질병극복 중심의 R&D로 전환하기 위해 병원중심 연구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오송생명과학단지는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R&D 지원규모도 대폭 확대하여 내년에는 3716억원을 R&D사업에 집중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선진국 수준의 임상역량을 가진 임상시험센터를 육성해 첨단 의료연구의 산실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얼마 전 해외환자에 대해 소개ㆍ알선 행위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해외환자 유치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2013년까지는 12만명의 해외환자를 국내에 유치하는 것이 목표이다. 해외환자 유치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의료 접근권 제한이나 과당경쟁으로 인한 의료시장 질서 문란을 방지하기 위한 보완대책도 철저히 마련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로 나라안팎은 최악의 경제상황에 처해 있다. 정부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동력으로서, 또 위기 극복 이후에는 도약과 번영을 다지는 발판으로서 최선을 다해 보건의료산업을 육성ㆍ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반도체, LCD, 휴대폰 그리고 선박 등이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일류상품이듯, 의료서비스 등 보건의료산업이 미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의 명품으로 자리 잡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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