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은행에 이어 저축은행ㆍ카드ㆍ신협 등 제2금융권도 연체율 비상이 걸렸다.
23일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들의 12월말 기준 대출 연체율은 15.8%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말 14.0%에 비해 반년새 1.8%포인트 급증한 수치이다.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작년 6월말 2.61%에서 0.19%포인트 상승한 2.8%로 나타났다. 신용협동조합의 연체율도 8.1%를 기록했다. 작년 6월말의 9%에 비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금융권은 1997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2002년부터 흑자로 전환됐으나, 아직 규모의 영세성과 단순한 수익구조, 낮은 신용도 등으로 영업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금융권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민감하다"며 "지속적으로 철저한 사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특히 저축은행은 자본확충과 M&A 등 자율적 구조조정을 적극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은행들의 연체율도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해 9월 0.97%에서 연말에는 0.53%포인트 상승한 1.50%를 기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세계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부실이 증가하고,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한 손실 발생시에는 국내 은행들의 건전성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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