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한EU FTA는 타결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오는 3월 첫째주 서울에서 열리는 8차 협상이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 될 전망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0일 한 EU FTA를 위한 통상장관회담 이후 외교통상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한 EU FTA가 8~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것은 10%미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 EU FTA를 위한 8차 협상을 오는 3월 첫째주 서울에서 개최키로 했으며, 마지막 협상이 되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되도록 양측이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상품양허 단축, 관세환급, 원산지, 자동차 기술표준, 서비스 등 5가지 분야의 쟁점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양측은 내부협의를 거쳐 8차협상까지 최종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속에 보호주의 추세가 확산되고 있지만 한국과 EU 등 세계적 교역 비중이 큰 나라들이 교역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타국가들에게 보내는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한 EU FTA 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시사했다.
캐서린 애쉬튼(Catherine M. Ashton)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그동안 협상에 있어 상당한 진전을 보였으며, 앞으로도 진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애쉬튼 집행위원은 "협상이 완성된 게 아니라 세부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지금 함께 공유한 원칙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 국가, 기업이 최대한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EU FTA의 중요성에 대해 애쉬튼 위원은 "제가 한국까지 왔다는 것만으로도 어느정도 중요도를 두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것 같다"며 "가급적이면 빨리 해결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노력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훈 본부장 역시 "한국은 EU에 가입된 27개국간의 거래를 제외할 경우 4번째의 교역상대국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EU역시 중국에 이은 제 2의 수출시장으로 한국에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종훈 본부장은 5가지 쟁점 중 하나인 관세환급 문제와 관련해 "타국가에서 부품을 가져와 재수출시 부품을 수입했을 때 냈던 관세를 환불해주는 제도로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것"이라며 "우리 제도를 EU와의 FTA를 위해 고칠 수 없다는 게 확고한 기본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부분에 대해 양측간에 좀더 얘기를 해야 하며, 원산지의 외국산 부품 부문과도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본부장은 "EU와 한국의 양국 협상인데 관세 환급과 관세감축이 함께 이뤄지면 제 3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EU주요국들이 강하게 주장하는 부분"이라고 말해 관세 환급 분야는 양국간 입자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애쉬튼 EU 집행위원은 19~20일 이틀간 ▲상품양허 단축 ▲관세환급 ▲원산지 ▲자동차 기술표준 ▲서비스 등 5가지 쟁점분야를 중심으로 통상장관회담을 진행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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