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훔쳐갔는데 또 훔쳐갔다…두 번 도둑질 당한 '임창용 파우치'

경찰, 2주 전 80대·고교생 '점유이탈물횡령' 혐의 검찰 송치
임창용 "일부 도난품 못 찾았지만 처벌 원치 않아"… 합의서 제출

전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50)이 한 건의 도난 사건에 두 명의 범인이 연루된 기막힌 일을 겪었으나, 피해가 전부 복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처벌 대신 용서를 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전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50). 창용불패 임창용 유튜브

5일 광주 남부경찰서와 임창용 측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광주 남구 백운동의 한 아파트 벤치에서 발생했다. 임창용은 벤치에 현금과 신분증, 카드 등이 든 파우치 가방을 두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분실 피해를 보았다.

신고를 접수한 남부경찰서 형사팀은 즉각 현장 탐문과 CCTV 분석에 착수했다.

경찰은 범행 시간이 짧고 사각지대 등으로 인해 용의자 특정에 난항을 겪었으나, 주변 CCTV를 정밀 분석하고 동선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용의자 2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조사 결과 사건의 내막은 예상 밖이었다. 임창용이 자리를 비운 사이 80대 A씨가 가방 속 현금을 먼저 가져갔고, 시차를 두고 지나가던 고교생 B군이 남겨진 가방을 통째로 들고 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했고, 혐의가 입증됨에 따라 약 2주 전 두 사람을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법적 처벌 절차는 불가피했지만, 이 과정에서 임창용은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대처를 보였다. 그는 경찰로부터 피의자들이 80대 고령자와 학생이라는 사연을 전해 듣고는 즉각 선처 의사를 밝혔다.

임창용 측 관계자는 "피해 물품과 금액이 전부 복구되지는 않았지만, 임창용 씨가 고령의 어르신 사정과 학생의 장래를 생각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며 "이미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도 경찰에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지인들에게도 "잃어버린 돈과 약간의 소지품은 수업료를 낸 셈 치겠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튜브 채널 '창용불패'를 개설해 팬들과 소통하며 재기에 나선 임창용 씨는 이번 사건을 통해 그라운드 밖에서도 한층 성숙해진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줬다. 여러 부침을 딛고 다시 일어서려는 그가 보여준 따뜻한 관용은 지역 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한편 한 법조계 관계자는 "피해자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더라도 점유이탈물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형사 처벌 절차 자체를 피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이나 재판 과정에서의 감형에 결정적인 참작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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