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오유교기자
지난 2002년 탄생 이후 24년 동안 '판매점 방문'과 'PC 구매'라는 틀에 갇혀있던 로또 복권이 마침내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온다. 정부는 이와 함께 2004년 복권법 제정 이후 22년간 요지부동이었던 복권기금 배분 체계를 현장 수요에 맞게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새해 첫날 로또 구매를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기획예산처 복권위원회는 6일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로또 복권의 모바일 판매서비스 시범 운영과 복권기금 법정배분제도 개편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9일 낮 12시부터 소비자들은 동행복권 모바일 홈페이지에 접속해 로또를 살 수 있다. 별도 앱 없이 모바일 웹상에서만 가능하다. 지금까지 로또 복권은 복권판매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PC 인터넷으로만 구매할 수 있었다.
시범 운영 기간에는 평일(월~금요일) 구매만 가능하다. 1인당 회차별 구매 한도는 5000원 이하로 제한된다. 정부가 모바일 구매 한도를 소액으로 묶은 것은 '사행성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접근성이 높은 모바일 특성상 과몰입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또한 모바일 판매 규모는 PC까지 포함해 전년도 판매액의 5% 이내로 제한된다.
이용욱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은 "모바일은 실명 등록이 필수라 사행성 관리가 오히려 쉽다"며 "회차당 5000원 한도를 채울 경우 시스템적으로 즉시 차단되는 등 실시간 예방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당첨금 인상을 위한 구매가 인상이나 확률 조정' 방안은 이번 개편에서 제외됐다. 복권위 관계자는 "구매 가격을 올리거나 당첨 확률을 손대 당첨금을 키우는 것은 사행심을 과도하게 조장할 수 있고 서민층의 구매 부담을 높일 수 있어 검토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상반기 시범 운영 기간의 효과를 분석해 하반기 중 모바일 판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 판매로 인한 기존 오프라인 판매점의 매출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시범운영기간 중 실제 매출 변화를 정밀 분석해 저매출 판매점 지원 등 온·오프라인 상생 방안을 세트로 마련할 계획이다.
복권기금의 배분 방식도 효율성 중심으로 바뀐다. 2004년 도입된 '법정배분제도'는 그간 10개 기관에 복권 수익금의 35%를 고정 비율로 나눠줘 왔다. 그러나 20여년간 배분율이 고정되다 보니 시대 변화에 따른 재정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고 돈이 남아도는 기관이 생기는 등 경직성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정 배분비율인 35%를 '35% 범위 내'로 완화해 탄력성을 높이고, 성과평가에 따른 배분액 조정 폭을 현행 20%에서 40%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관행적인 지원을 막기 위해 '법정배분 일몰제(3년)'를 도입, 일몰 후에는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임 차관은 "이번 제도 개편이 복권구매 효능감과 편리성 제고를 통해 일상 속 손쉬움 나눔과 기부라는 복권문화 재정립 및 약자 복지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