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사관, 서울 호텔서 '일왕 생일파티'…시민단체 '과거사 반성해야' 반발(종합)

일본 국가 '기미가요' 연주…李대통령, 과거 野대표 시절 '굴종 외교' 비판

주한일본대사관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5성급 호텔에서 나루히토 일왕 생일(2월23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과거사 사과'를 요구하며 일왕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국내에서 열린 데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행사를 주재한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는 축사를 통해 한일 간 '셔틀외교' 재개를 평가하며 양국의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나루히토 일왕의 일가 영상을 보여준 뒤 일본의 국가인 '기미가요'가 연주됐다. 참석자들을 위해 일본산 주류, 수산물 등도 마련됐다.

과거에는 국내 행사에서는 기미가요를 연주하지 않았지만, 2023년께부터 윤석열 정부 당시 한일관계 개선 흐름 속에 매년 한일 양국 국가를 함께 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일왕의 생일 축하연에 기미가요가 연주된 것을 놓고 "윤석열 정권의 대일 저자세 굴종 외교를 상징하는 치욕적인 장면"이라며 "1945년 해방되기 전 일제시대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한국 정부 인사로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해 축사했다. 외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CJ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한일경제협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재계 인사도 참석했다. 제임스 헬러 주한미국대사대리도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일왕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세계 각국 재외공관에서 축하 행사를 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동일본 대지진 발발 15주년을 맞아 후쿠시마현의 부흥을 보여주는 자료를 전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현재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나, 일본 주도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검토하면서 수입금지 조치 완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3일 주한일본대사관 주최 일왕 생일 기념행사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호텔 인근에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활빈단·행동하는 애국단·나라사랑 무궁화기선양회

한편 이날 행사가 개최된 호텔 인근에서 일부 시민단체의 규탄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활빈단, 행동하는 애국단, 나라사랑 무궁화기선양회 등 시민단체 대표들은 "과거사 청산과 진정한 반성 없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왕의 생일을 기리는 행사를 여는 것은 국민정서에 반하는 오만한 행위"라고 비판하며 유감을 표했다.

정치부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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