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탈팡(쿠팡 회원 탈퇴)'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쿠팡이츠의 사용자는 외려 증가했다. 쿠팡이츠 사용자는 쿠팡 와우 회원에서 주로 유입되는데 탈팡으로 인한 감소분보다 보상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들어온 이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에선 효과를 보지 못했던 보상 쿠폰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통한 셈이다.
4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이츠의 월간 사용자(MAU)는 1297만명을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약 2%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진 후 두 달 연속 사용자가 늘고 있다. 1월 쿠팡이츠 입점 업체 수도 28만여 곳으로 전월 대비 약 2.4% 증가했다.
끄떡없는 모양새의 쿠팡이츠는 흔들리는 쿠팡과 대비된다. 개인정보 유출과 이후 지속된 논란으로 쿠팡 사용자는 줄고 있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쿠팡 월간 사용자는 지난달 3401만명으로 전월 대비 83만7000명 감소했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의 집계에서도 1월 쿠팡의 MAU는 3318만명으로, 1개월 전보다 110만명 가까이 줄었다.
그렇다고 배달 앱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주문이 증가한 것도 아니다. 지난달 배달의민족, 요기요, 땡겨요의 사용자는 각각 2325만명, 448만명, 327만명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배민은 2.1%, 요기요는 1.5%, 땡겨요는 8.0% 줄었다. 연말 성수기를 지난 1월은 매년 배달 주문이 주춤하는 시기로 여겨져 왔다. 이런 가운데 쿠팡이츠만 홀로 사용자가 증가한 것이다.
업계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보상으로 지난달 15일 쿠팡이츠 쿠폰을 지급한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한다. 쿠팡에서는 빠져나가는 사용자를 붙잡지 못했지만, 쿠팡 멤버십 혜택으로 사용자를 확대했던 쿠팡이츠의 구조에선 탈팡의 여파로 감소하는 사용자보다 당장 쿠폰을 사용해 5000원을 할인받아 음식을 주문하려고 유입되는 수요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 시장에서는 그때그때의 쿠폰 발행이나 마케팅 상황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멀티호밍의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대형 악재에도 쿠팡이츠의 추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배민은 올해 대형 프랜차이즈 등과 손잡고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달 처갓집양념치킨 운영사 한국일오삼과 협약을 맺고 메뉴 최적화, 신메뉴 출시, 앱 내 브랜드관 운영, 공동 프로모션 강화 등 온라인 채널에 특화한 판매 전략을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에선 가격뿐만 아니라 메뉴, 서비스 등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며 "올해 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