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가 본격적인 이주 절차에 돌입하면서 일대 전·월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한솔마을 5단지에서만 1000가구 안팎의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데다, 생활권이 맞닿은 용인 수지구에서도 리모델링 이주 수요가 겹치며 단기간에 최대 5000만원까지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샵 분당티에르원 투시도.
4일 한솔마을 5단지 리모델링 주택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달 30일 조합원과 세입자를 대상으로 이주 개시 공고를 냈다. 이달 19일부터 28일까지 이주계획서 접수와 신탁등기, 이주비 대출 신청을 진행한다. 실제 이주 기간은 오는 3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4개월간이다. 한솔마을 5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12개 동 1156가구에서 16개 동 1271가구로 탈바꿈하게 되며, 세대 수는 115가구 늘어난다.
이주 공고가 발표되자 인근 전·월세 시장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정자동 일대는 월세보다 전세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전체 임대 매물의 약 70%가 전세로 구성돼 있다. 한솔마을 5단지 역시 단지 내 전세 거주 비율이 7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용인 수지구에서도 리모델링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추가 이주 수요가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 보원아파트 등에서도 리모델링이 진행되며, 정자동 일대 전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자동은 분당 내에서도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으로 신혼부부와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의 선호도가 높다. 이주 수요에 더해 신규 전세를 찾는 실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전세금이 단기간에 최대 5000만원가량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2023년 느티마을 3·4단지가 리모델링 이주 공고를 냈을 당시, 인근 단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며 전세 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전례가 있다. 당시 일부 평형의 전셋값은 1억원가량 뛰기도 했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이 일대는 전셋값을 급격히 올려 받는 지역은 아니지만, 매물 자체가 부족하다"며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자연스럽게 밀려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20평대와 30평대 중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정자동 한솔마을 1단지 청구아파트 전용 84㎡(32평형) 방 3개 구조의 전세 매물은 지난달 26일 기존 6억7000만원에서 7억원으로 전세금이 상향 조정됐다. 한솔마을 4단지 주공아파트 방 2개 구조의 전용 35㎡(10평형) 역시 전셋값은 지난 3일 3억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올랐다.
또 다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주 공고 이후 문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며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많은 구조인 만큼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전세 시장 오름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분당구는 1990년대 1기 신도시로 조성된 지역으로, 단지 노후화와 높은 용적률로 인해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돼 왔다. 한솔마을 5단지보다 앞서 이주가 진행된 느티마을 3·4단지와 무지개마을 4단지는 내년 입주를 앞두고 있다. 무지개마을 4단지 '더샵 분당센트로'는 올해 초 청약을 마쳤고, 느티마을 3단지 '더샵 분당 티에르원'도 분양을 끝낸 상태다. 느티마을 4단지 '더샵 분당 하이스트'는 오는 3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