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서 금 나온다고?… 금값 폭등에 '유심 연금술' 진위 논란

SNS 영상 확산…안전사고·환경오염 우려
전문가 “비현실적…SIM 카드 금 극미량”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폐기된 휴대전화 칩에서 금을 추출했다는 이른바 '유심 연금술'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며 진위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달 31일 중국중앙(CC)TV 등은 더우인 등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광둥성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폐휴대전화에 들어 있는 유심칩(SIM 카드)과 전자 부품을 활용해 금을 추출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강산성 용액으로 부품을 녹인 뒤 전해 환원 등 여러 화학 공정을 거쳐 금을 분리하는 과정이 담겼다. 남성은 "직접 측정한 결과 총 191.73g의 금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시세 기준으로 약 4800만~5000만원에 달하는 규모다.

영상은 금값 급등과 맞물려 빠르게 확산했지만, 이를 따라 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안전사고와 환경 오염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강산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인체와 환경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속에 있는 SIM 카드와 가전의 부품에서 금을 추출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더우인 캡처

전문가들은 영상 속 수치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귀금속 재활용 업계에 따르면 SIM 카드 한 장에 포함된 금의 양은 0.5㎎이 채 되지 않으며 190g 이상의 금을 얻으려면 최소 수십만 장의 카드가 필요하다. 한 전문가는 "SIM 카드에서 0.02g은 물론 그 1000분의 1 수준도 추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영상을 만든 원작자는 "유심 카드 외에도 도금 성분이 많이 포함된 다른 폐기물을 함께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유심 연금술 대한 기대감은 빠르게 식는 분위기다.

금값 급등을 노린 각종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광둥성 선전의 한 원자재 거래업체가 운영한 금 투자 플랫폼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지급하지 못해 논란이 됐으며, 피해 규모는 100억위안(약 2조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는 실물 금과 금 가격 연동 상품을 내세웠으나, 불법 파생상품 판매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중국은 민간 금 보유량이 약 3만1000t으로 세계 2위에 이를 정도로 금 선호도가 높은 국가다. 최근에는 장신구 소비를 넘어 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중국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만 약 1120억위안(약 23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한편 국내에서는 실제 금이 사용된 한정판 전자제품이 재조명되며 화제를 모은 사례도 있다. 지난해 금은방 '쥬얼리루이'를 운영하는 유튜버 '링링언니'는 자신의 채널을 통해 팬택 스카이 '듀퐁 에디션' 휴대전화의 상단 로고 장식에 18K 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제품은 2009년 팬택 스카이와 명품 브랜드 듀퐁이 협업해 3만대 한정으로 출시된 모델이다.

또한 최근에는 LG전자가 한정 판매했던 휘센 에어컨 일부 모델의 로고가 순금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LG전자는 2005년과 2008년 에어컨 세계 판매 1위 달성을 기념해 순금 로고가 부착된 제품을 선착순 1만명에게 공급했다.

이슈&트렌드팀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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