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주사’ SC제형 경쟁 본격화…로열티 구조는 ‘시험대’

알테오젠, 키트루다 로열티 2% 수령에 시장 실망감
“대규모 매출 사례 축적·포트폴리오 다변화 중요”

피하주사(SC) 제형 기술 시장 선두주자인 미국 바이오 기업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의 핵심 물질 특허가 내년부터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만료되면서 이른바 '포스트 할로자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SC 제형 전환 기술은 정맥주사(IV)로만 투여되던 대용량 항체치료제를 피부 바로 아래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바꿔 환자 편의성과 투약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약물의 확산을 돕는 히알루로니다제가 피부 조직을 채우는 성분인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풀어주면서 고분자 단백질 의약품이 빠르게 흡수되도록 돕는다.

독자 기술을 보유·개발 중인 국내 기업들과 빅파마 간 기술이전·공동개발 논의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실제 계약에서 기술 가치가 얼마나 합리적으로 평가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22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이 미국 머크(MSD)와 체결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SC 제형 개발·상업화 기술과 관련해 알테오젠이 받는 로열티율은 매출의 2%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 기대했던 7~8%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곧 수익성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됐다. 이런 영향으로 전날 알테오젠의 주가는 22.35% 하락한 채 마감했다.

SC 제형 플랫폼 시장의 개척자격인 할로자임이 파트너사로부터 받는 로열티는 통상 매출의 5%를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로슈·얀센 등 주요 빅파마와의 계약을 통해 장기간 수익을 창출하며 기술 가치에 대해 안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알테오젠과 할로자임의 로열티율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알테오젠과 MSD 간 계약은 초기 라이선스 체결 이후 조건이 단계적으로 변경된 구조로 단기 로열티율보다 장기 수익성에 방점이 찍혔다는 설명이다.

알테오젠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 MSD와 첫 계약을 체결한 뒤 2024년 2월 키트루다 SC에 대한 독점 계약으로 전환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마일스톤 총액은 10억달러(약 1조4716억원) 규모다. 일정 매출 기준을 충족하면 로열티 단계로 전환되며 지급 기간은 관련 특허가 만료되는 2043년 초까지 약 18년이다. 통상 10년 내외인 일반 신약 계약 대비 로열티 향유 기간이 훨씬 길어 장기적인 현금 흐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알테오젠의 SC 제형 플랫폼이 키트루다 SC 제품 상업화를 통해 글로벌 규제 당국 허가·대규모 매출력 등의 검증 과정을 통과하면 향후 계약 무대에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할로자임과 같은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수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현재까지 알테오젠의 주요 성과는 키트루다와 젬펄리 등 PD-1 계열 면역항암제에 집중된 만큼 플랫폼 확장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알테오젠 SC 플랫폼이 항암제 외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지 여부가 장기 경쟁력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알테오젠 외에도 SC 제형 전환 플랫폼을 겨냥한 개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할로자임의 핵심 기술인 재조합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rHuPH20)의 물질 특허와 제형·용도 특허는 미국을 기준으로 2027년부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만료될 예정이다. 여기에 주요 빅파마들이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 만료를 앞두고 제형 전환을 새로운 수익 전략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관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대표 주자인 알테오젠의 'ALT-B4'는 IV를 SC로 전환하는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변이체다. 피부 속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약물 확산 통로를 만드는 원리로 대용량 항체치료제도 빠르게 흡수시킨다. 인간 재조합 단백질 방식을 채택해 기존 동물 유래 효소 대비 부작용이 낮으며 우수한 안정성과 생산성을 갖춘 게 강점으로 꼽힌다.

휴온스랩은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플랫폼 SC 제형 플랫폼 'HLB3-002'를 개발하고 있다. 휴온스랩이 특허를 확보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제조 공정이 적용돼 고순도의 효소를 높은 수율로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이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적용한 완제의약품 하이디자임주의 조성물·용도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국제 특허(PCT) 출원도 마쳤다. 이 밖에 아미코젠 등도 SC 제형 전환 기술 확보에 나서며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박정연 기자 j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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