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관세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관세로 인한 비용의 96%를 미국 수입업체와 소비자가 떠안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19일(현지시간)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IFW)가 '미국의 자책골: 관세는 누가 내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총액 4조달러(약 5895조원)에 달하는 무역 데이터 2500만건을 분석한 결과, 수출업체가 흡수한 관세 비용은 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독일 킬세계경제연구소(IFW)가 '미국의 자책골: 관세는 누가 내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전 세계를 상대로 각종 관세를 부과하면서 "외국 기업이 관세 비용을 흡수해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연구소에 따르면 관세 비용의 96%는 미국 구매자에게 전가됐으며, 교역량은 다소 줄었으나 수출 가격이 내려가지도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지난해 8월 러시아와의 교역 등을 이유로 트럼프 정부가 5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한 브라질과 인도에서 미국 수출이 최대 24% 줄었으나, 수출 단가는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관세 정책으로 2000억달러(약 295조원) 이상의 추가 수입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관세 수입을 이용해 고소득층을 제외한 미국인에게 1인당 2000달러(약 290만원)의 배당금을 주겠다고 하기도 했다.
관세는 수입품에 붙는 일종의 소비세 역할을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AP연합뉴스
연구소는 "관세는 수입품에 붙는 일종의 소비세 역할을 한다"며 "기업은 장기적으로 마진이 감소하고 소비자는 더 비싼 가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이 관세를 부담한다는 주장은 신화에 불과하다. 데이터는 정반대로 미국인들이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미국 정부의 수사와 달리 징벌적 관세의 비용은 외국 수출업체에 전가되지 않고 미국 경제 자체를 해친다"고 평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주장과 상반되는 것으로, 최근 재개된 유럽과의 무역 전쟁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덴마크령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2월 1일부터 10%, 6월 1일부터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는 19일 미국 NBC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8개국 중 프랑스·독일·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수출품은 25%, 영국산은 20% 관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등 각국 정상과 통화했다며 "유럽은 협박에 굴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