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의 걸림돌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가진 로이터 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그는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가 협상할 준비가 덜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왜 아직 끝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젤렌스키"라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협상을 주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그저 그가 (합의 지점에 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에 책임을 두는 유럽 동맹국들의 시각과 다르며, 트럼프의 젤렌스키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내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은 열어뒀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러시아 공습으로 전력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전력 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수도 키이우에선 한때 전체 아파트 건물의 절반가량에서 전력과 난방이 끊겼으며, 지금도 400여개 아파트 빌딩에서 난방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은 전했다.
특히 러시아는 민간인 지역까지 공격을 확대하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국의 안전보장안이 최종 검토 단계라고 밝혔지만, 곧이어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며 기대가 약화됐다. 오히려 러시아는 비슷한 시간 관영통신을 통해 "종전 협상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협상 교착을 시사했다.
미국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논란으로 대서양(미국·유럽 간) 관계에 균열이 커진 점도 협상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정국 불안과 이란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미국의 군사 개입 여부가 쟁점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논의는 뒷순위로 밀린 분위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공습 소식을 전하며 추가 지원을 촉구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에 이란 사태와 관련해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에 대해서는 인물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이란 내부에서의 지도력 수용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서도 호평과 동시에 국민적 지지를 얻을지 여부를 두고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관련해서는 파월 의장을 해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통화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권을 강조하며 기존의 비판 기조를 유지했다. 중간선거에 대해서는 쉽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