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태광그룹이 코스메틱 전문법인 '실(SIL)'을 신설하고 K뷰티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섬유와 화학 중심이던 태광이 소비자 접점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게 됐다.
태광그룹은 13일 독자적인 뷰티 브랜드 전개를 위한 코스메틱 전문법인 실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실은 태광산업이 100% 출자한 자회사다. 초대 대표에는 글로벌 컨설팅그룹과 삼성전자 등을 거친 신사업 전문가 김진숙 대표가 선임됐다. 김 대표는 태광 출신으로 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조직 안착과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동시에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법인 설립은 태광산업이 추진 중인 1조5000억원 규모 신사업 투자 계획의 한 축이다. 태광산업은 다음 달 애경산업 인수를 마무리하고 실과 함께 K뷰티를 중심으로 글로벌 B2C 사업 구조 전환에 나선다. 애경산업이 가진 제조와 유통 인프라 위에 실을 통한 브랜드와 콘텐츠 실험을 얹는 투트랙 전략이다. 기존 사업 기반으로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하면서도 신설 법인을 통해 빠르게 새로운 브랜드와 고객 경험을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실은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급 스킨케어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피부 반응 메커니즘의 균형을 조절해 피부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돕는 특허 성분을 핵심으로 내세운다. 브랜드 출범 초기에는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중심으로 온라인과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쌓고 이후 단계적으로 오프라인 유통망을 확장한다. 그룹이 보유한 유통 미디어 인프라 계열사와의 연계도 병행한다.
해외 시장도 초반부터 염두에 두고 있다. 일본 미국 중국 등 주요 K뷰티 소비국을 대상으로 단계적인 진출을 추진한다. 모든 제품은 개발 초기부터 친환경 패키지와 윤리적 제조, 환경 사회 지배구조 기준을 반영해 지속 가능한 뷰티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진숙 대표는 "콘텐츠와 데이터를 통해 고객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빠르게 제품과 마케팅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K뷰티 시장에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법인명 실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겼다. 실로 연결되듯 개별 브랜드 정체성을 키우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플랫폼형 조직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실은 연구와 감성이 결합된 공간을 뜻한다고 알렸다. 기술과 성분을 다루는 연구 조직이면서도 브랜드 콘셉트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브 조직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