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국민의힘이 당명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이를 '포대갈이'에 비유하며 쓴소리했다. 주 부의장은 12일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당명 교체 작업에 대해 "내용은 똑같은데 겉 포대만 갈이 하는 것"이라며 "바람직하지도 않고, 성공하지도 못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당명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이를 '포대 갈이'에 비유하며 쓴소리했다. 아시아경제DB
주 부의장은 "당명을 바꾸겠다는 건 기존에 당이 해오던 행태, 국민의 평가로부터 '완전히 바뀐 당'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인데, 내용이나 형태는 그대로면서 당명만 바꿔서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명을 바꿀 정도의 결기라면 기존 행태 중에 잘못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것들을 완전히 절연하는 조처를 해야 당명 바꾸는 효과가 있다"며 "그것이 따라오지 못하면 비용만 엄청나게 들이는 정당 포대갈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토끼도 도망가지 않을 정도로 관리하면서 중도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금은 한쪽을 선택하면 다른 쪽이 도망가는 (상황)"이라며 "집토끼를 편애하고 아끼다가 중도나 다른 국민이 싫어하는 행태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5년여 만에 당명 교체에 착수했다. 장동혁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당 쇄신안의 일환으로, 내달 새로운 당명이 확정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9~11일 책임당원 77만 4000명을 대상으로 당명 개정 여부를 묻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68.19%이 당명 개정에 찬성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책임당원을 상대로 동시에 진행한 당명 제안에는 1만 8000여건의 의견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12일부터 당 홍보본부장인 서지영 의원 주도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새 당명 공모전을 실시한다. 필요할 경우 당명 개정 태스크포스(TF) 등을 꾸리고 전문가 검토를 거친 뒤 설 연휴 전에 당명 개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국민의힘은 그간 여러 차례 당명을 바꿔왔다.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가 당명을 한나라당으로 고친 뒤 2012년까지 약 15년간 한나라당이 유지돼 왔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말기에 터진 국회 돈 봉투 사건으로 위기에 처하자 당시 대권 주자이던 박근혜 대표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꾼 뒤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로 탄핵당한 뒤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미래통합당으로 당명을 교체했으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 2020년 9월 현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바꿔 윤석열 전 대통령 배출에 성공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으로 탄핵당하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차 당명을 교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