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믿음기자
문화유산을 '보존의 대상'에서 '일상 속에서 경험하고 소비하는 문화자원'으로 확장하려는 시도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이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협업 모델을 통해 문화유산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문화콘텐츠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페인에서 열린 K박람회.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박물관상품 브랜드 '뮷즈(MU:DS)'는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문화유산을 현대적 감각의 상품으로 재해석하며 공공 주도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성과도 뚜렷하다. 2025년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수는 65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박물관상품 매출은 연간 413억원에 달했다. 이는 문화유산을 단순히 전시·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 속에서 향유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확장한 전략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음을 보여준다.
뮷즈는 전통적으로 전시실에 머물던 유물과 상징을 디자인 소품, 생활용품, 라이프스타일 상품으로 풀어내며 문화유산의 접점을 일상으로 넓혀왔다. 일회성 기념품 중심의 상품화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산업 자원으로서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단청 키보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제공
특히 뮷즈는 단순한 브랜드를 넘어 공공기관이 중심이 돼 민간 창작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재단은 정기 공모를 통해 창작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기획·제작·유통·홍보 전반을 지원함으로써 창작자와 기업의 시장 진입 부담을 낮춰왔다.
이 같은 구조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까치 호랑이 배지', 김홍도의 '평안감사향연도' 속 인물을 모티브로 한 '취객선비 변색잔 세트' 등 공모를 통해 탄생한 상품들은 수만 개 단위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높은 매출을 올렸다. 단청 문양 키보드, 신라 금관총 금관을 형상화한 브로치, 곤룡포 문양 비치타월 등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상생을 기반으로 한 운영 방식 역시 뮷즈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재단은 다수의 협력 업체와 공동 개발과 정기적인 소통을 이어오며 동반 성장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협력 업체 매출이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공공 주도 상생 모델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산업 간 협업을 통한 확장도 눈에 띈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부터 스포츠, 식품, 뷰티 산업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며 문화유산 활용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문화유산이 특정 공간에 머무는 자산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콘텐츠 자원임을 보여준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반응은 긍정적이다. 해외 박람회와 전시를 통해 뮷즈 상품이 소개되며 한국 문화유산의 가치가 국제 시장에 전달되고 있다. 특히 미국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선보인 상품이 단기간 내 완판된 것은 한국 문화유산 상품의 해외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한편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함께 모조품 유통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재단은 관계 기관과 협력해 저작권 교육과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디자인권과 상표권 보호를 위한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재단은 2026년을 기점으로 뮷즈를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문화유산 브랜드로 한 단계 더 확장할 계획이다. 지역 박물관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특화 상품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공식 선물 수요에 대응하는 프리미엄 상품군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주요 국제 행사와의 연계, 해외 박물관과의 협업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정용석 사장은 "뮷즈는 문화유산을 과거에 머물게 하지 않고 현재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 브랜드"라며 "앞으로도 문화유산 활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꾸준히 넓혀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