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5일 "쿠팡파이낸셜이 이자율 산정 기준을 매우 자의적으로 적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는 만큼 면밀히 점검하고 검사로 전환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행에 관해서는 "차세대 리더십 실현은커녕 '골동품'이 되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10.27 김현민 기자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쿠팡이 사이버 보안 관련 투자를 제대로 했는지 기본적인 의문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쿠팡파이낸셜 검사 전환, 쿠팡페이 고객 결제 정보 유출 가능성 등에 관해 열어뒀다. 쿠팡 본사 정부 합동 대응단 조사는 진행 중이며 아직 구체적 결과는 내지 못했다고 알렸다.
이 원장은 "쿠팡파이낸셜은 (결제 사업을 하는) 다른 유통 플랫폼과 달리 결제 주기가 한 달 이상으로 굉장히 길더라"라며 "납득이 가지 않는, 이자율 산정 기준 적용을 매우 자의적으로 (집행)해서 결과적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하는 것 아닌가 판단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쿠팡페이에 관해서는 "쿠팡 본사와 '원 아이디, 원 클릭' 형태로 돼 있는데, (회사 설명대로) 결제 정보 유출된 부분이 없는지 점검 중"이라며 "쿠팡에서 쿠팡페이로, 쿠팡페이에서 쿠팡으로 가는 정보를 교차체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쿠팡 본사 합동 조사는 아직 구체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알렸다.
이 원장은 쿠팡 금융 계열사와 전자상거래 규율 체계가 이원화된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규율 체계가) 이원화되면 금융업을 넘어선 더 상위 플랫폼, 포식자 규율이 어렵다"며 "전 국민이 쿠팡 한 번 탈퇴하기가 힘들어 고통 겪는 일이 반복되는 만큼 금융업권과 동일한 수준의 규율은 돼야 한다고 보고,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관행 등에 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차세대 리더십 구현은커녕 소위 '참호 구축' 관행이 굳어져 최고경영자(CEO)를 전혀 견제하지 못하는 경영 체계가 보편화할 거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소위 '참호 구축'을 하는 관행, (이사회 이사들이) CEO와 같은 생각을 갖고 경영하면 이사회가 천편일률적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며 "승계 과정을 봐도 (지주 회장이) 너무 연임을, 6년씩 하다 보면 그분들도 나이가 들어 골동품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원장은 BNK금융지주 검사 결과를 보고 전 금융지주사로 검사 범위를 확대할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는 "(BNK) 수시검사 결과를 보고 추가로 볼 부분 있는지 살펴본다는 입장"이라며 "금융지주사 전반으로 (검사를) 확대할지는 그(BNK검사)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될 상황"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대표성 있는 주주들이 이사회에 들어와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교수 중심의 기존 이사회 구성으로는 금융지주 회장과 CEO 견제를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대표성 있는 주주 그룹이 이사회에 들어와 총주주의 이익을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대변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며 "금융회사는 세칭 '오너십' 없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기업임을 고려하면 (주주 중심 이사회 구성은) '연금 사회주의' 논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본다"고 했다.
금감원 공공기관 전환에 대해선 반대표를 던졌다. 금융 독립성, 자율성이 너무 낮다는 논리로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도 한국은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며 "금융위가 (금감원) 예산과 조직을 결정하고,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재정경제부가 (금융위에 더해) '옥상옥'으로, 뭘 하겠다는 건지 납득을 못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어 "금융감독 기구의 독립성, 중립성, 자율성 관련 부분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요구되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았다"며 "국제 기준과 맞지 않는 만큼 공공기관 지정은 안 될 걸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