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채은기자
곽민재기자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와 20조원 규모의 메가딜을 성사시키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 1위 사업자와 글로벌 4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의 합병은 향후 M&A 시장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兆) 단위 대형 거래가 연이어 등장하며 해외 전략적투자자와 사모펀드(PE) 참여까지 늘어나 거래 구조는 한층 복잡해졌다. 이 과정에서 로펌의 역할은 단순 자문을 넘어 경영권 분쟁, 가처분, 소송 리스크, 규제 대응까지 포괄하는 '전 과정 책임'으로 확장하고 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글로벌 PE들과 대기업들의 복잡한 거래를 수행한 로펌 대표 변호사 라인업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M&A 거래의 '맨 파워'가 더욱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31일 로펌업계에 올해 1조원 이상 규모의 메가딜을 가장 많이 수행한 곳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다. 약 250명 규모의 기업인수·합병(M&A)팀에는 김진오(26기), 이영민(33기), 김완석(35기), 최희준(34기), 김태오(39기) 변호사 등이 포진해 있다. 김앤장은 상반기 시장의 침체를 깬 맥쿼리자산운용의 DIG에어가스 매각(약 4조7000억원), 하반기 최대 이슈로 떠오른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교환(약 15조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글로벌 화물운송사업 매각(약 2조2000억원) 등에 연이어 참여했다. 올해에만 1조원 이상 M&A를 20여 건 넘게 수행하며 메가딜 시장의 기준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법무법인 광장은 120명 규모의 M&A 그룹을 앞세워 크로스보더 딜과 PE 거래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강기욱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크로스보더 진용과 구대훈(35기) 변호사가 이끄는 PE 라인이 핵심이다. 김경천(35기), 김성민(36기), 김태정(37기) 변호사 등이 가세해 대기업 M&A부터 테크·스타트업 거래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구 변호사는 올해만 하더라도 프랑스 기업 에어리퀴드의 DIG에어가스 인수(4조600억원), LG화학의 워커 솔루션 사업매각,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아워홈 인수 등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딜을 성사시켰다.
태평양은 200명 규모의 기업법무그룹 내에 M&A 전담 인력을 두고 있다. 제조·유통·정보통신·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의 M&A를 이끌어온 윤성조(27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테스코 홈플러스 매각과 어피니티 인수 딜을 총괄한 김목홍(33기) 변호사가 실무 축을 맡고 있다. 안현철(35기), 오명석(36기) 변호사와 함께 KKR 등 국내외 주요 PE를 대리해온 장호경(38기) 변호사가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태평양은 KKR의 SK에코플랜트 환경자회사 및 삼화 인수 자문을 비롯해 이베이코리아(약 3조4000억원), 배달의민족(약 4조원), 대우조선해양(약 2조원), 일진머티리얼즈(약 2조7000억원) 등 대형 거래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율촌은 100명 규모의 기업·M&A자문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법무·금융그룹 대표인 박재현(30기) 변호사가 M&A·자본시장·펀드·PE 전반을 총괄하며 경영권 분쟁·기업승계 자문센터는 은성욱(26기) 변호사가 맡고 있다. M&A팀은 황규상(33기) 변호사가 이끌고 송호성(40기), 황병훈(변시 1기) 변호사 등이 구조조정과 투자형 거래를 담당한다. 율촌은 우리금융그룹의 동양생명보험·ABL생명보험 인수 자문을 맡아 법률 실사부터 중국 다자그룹과의 협상, 기업결합 신고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 거래 종결까지 의미있는 선례를 이끌었다.
세종은 100명 규모의 M&A 그룹을 기반으로 한 '두터운 허리'가 강점이다. 장재영(29기) 변호사가 그룹장을 맡아 인수합병과 합작투자를 총괄하고 이동건(29기) 변호사가 인바운드·아웃바운드 M&A와 PE 거래를 담당한다. 알리바바·G마켓 합작법인 설립,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등을 자문한 정혜성(35기) 변호사와 무신사의 안타스포츠 JV 설립, 런던베이글 매각 등을 맡은 조중일(36기) 변호사가 포진해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등 항공·물류 분야에 정통한 이수균(36기) 변호사 등 차세대 라인업도 전면에 배치돼 대형 거래부터 스타트업 M&A까지 폭넓게 커버한다.
'M&A 빅샷'으로 불리는 윤희웅 대표변호사 영입 등 공격적인 인재 보강에 나선 화우는 이진국(30기), 장황림(32기), 류명현 선임외국변호사(뉴욕주), 김상만(34기), 김영주(35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80명 규모의 M&A팀을 운영 중이다. 류 변호사는 싱가포르투자청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 등 해외 대형·복합 거래를 주도해온 전문가다. 화우는 거래와 분쟁이 맞물린 국면에서 '공격과 방어'를 병행하는 전략에 강점을 보인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의 한진칼 유상증자 경영권 분쟁 대응, SM엔터테인먼트 신주·전환사채 가처분, 한미사이언스·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자문 등이 대표적이다.
지평은 50여명의 M&A 전담 변호사로 구성된 '코어M&A 전문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거래 성격에 따라 기업법이나 금융, 조세, 공정거래 그룹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100여명의 통합딜 팀을 구성한다. M&A 코어·PE그룹에는 양영태(24기) 대표 변호사를 필두로 신민(30기), 정철(31기), 류혜정(34기), 이태현(36기) 변호사가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모트롤 민수사업 부문을 두산밥캣에 매각하는 고난도 거래를 성사시키며 구조조정형 PE 딜에서 실행력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