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아파트 매각 계약금으로 코스피에 투자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엔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제도 시행 8년 만에 출시된 '종합투자계좌(IMA)' 1호 상품에 가입했다. 자본시장을 통한 생산적 금융 전환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한 행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이 23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을 방문해 IMA 1호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23일 오후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을 방문해 IMA 1호 상품인 '한국투자 IMA S1'에 가입하고 경영진과 면담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모아 모험자본 등 기업금융 자산에 투자하고, 그 운용 실적에 따른 성과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원금 지급 의무형 실적배당 상품이다.
같은날 이 원장은 이번 주 출시된 미래에셋증권의 IMA 1호 상품인 '미래에셋 IMA 1호'에도 가입했다. 양사의 1호 상품은 모두 '연 4%'의 기준수익률을 내건 폐쇄형 상품(중도해지 불가능)으로, 최소 가입액은 100만원부터다. 한투는 2년만기, 미래는 3년 만기다.
이번 IMA 가입 결정은 앞서 코스피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가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투자자 관점에서 직접 IMA 제도 체계를 점검하는 동시에, 부동산에 치우친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흐르게 하겠다는 정부 기조를 직접 실천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찬진 원장은 "IMA는 모험자본 공급, 건전성 관리, 투자자보호 세 축이 함께 작동해야 하는 상품인 만큼,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는지 지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원장은 김성환 사장을 비롯한 한국투자증권 및 지주사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이 자본시장을 통한 생산적 금융 전환의 선도적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모험자본의 양적 확대도 중요하나 혁신성과 성장성이 검증된 기업을 선별하는 '옥석 가리기'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투자자금이 생산적 금융 취지에 맞게 기업 성장과 혁신에 활용되도록 자체적인 관리 및 감독체계에서도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최근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 관련 투자자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금융지주회사에도그룹 전반의 리스크를 감지하고 통합적으로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다며 내부통제, 위험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IMA가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라는 본연의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증권산업 현장 중심으로 모험자본 공급 실태와 투자자보호 이행여부 등을 지속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며 "실질적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제도개선 필요 사항도 업계와 소통하며 지속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