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의 맥] CES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자

매년 초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는 첫 번째 글로벌 이벤트인 2026년 CES가 얼마 남지 않았다. 1월 6일에서 9일까지 전 세계 4000여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최대 전자·IT 전시회이다. 중국도 10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할 텐데, 어느 부처는 장관과 직원들이 함께 참석하여 이슈가 되고 있다. 이번에는 어떤 기술혁신을 보게 될지 기대가 크다. 특히 세계 경제는 인공지능(AI)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CES가 있다. 우리가 CES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선 많은 기업과 기관, 학생들이 참석해야 한다. 삼성이나 LG 같은 가전기업은 AI 가전의 미래를 보여줄 것이다. 애보트(Abott)라는 헬스케어 기업은 기조연설을 통해 비대면 진료와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산업의 미래를 제시하기도 했다. 농기계업체 존디어(John Deer)도 매년 참가하여 AI 농업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요트도 전시되는데, 여기서는 새로운 조선업 동향도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우주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방송이나 코인업체들도 참여하여 디지털자산의 다양한 동향을 볼 수 있기도 하다.

특히 학생들의 참여를 강조하고 싶다. 미국 전역에서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것을 봐 왔다. 친구끼리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모아 차를 빌려 며칠씩 운전해 CES에 왔다고 하는 청춘들을 보면서 대견해했는데, 올해도 그러할 것이다. 다행히 많은 한국대학도 부스를 만들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본인도 대학 강의 시 참여하라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강의 시간에 볼 수 없는 다양한 첨단기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고 나아가 전 세계 대학생들과 교류할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IT 기업과 비IT 기업 할 것 없이, 보다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대기업들은 당연히 참여하겠지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은 지원이 필요하다. 무역공사나 협회·단체, 지자체에서 지원 프로그램이 많아 한결 참여가 확대되고 있지만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도 여러 부처와 공공기관, 지자체가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방의 경우 참여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특히 10여년 전 'CES는 대기업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제기된 후, 스타트업을 위한 별도 전시장도 마련된 상황이다. 전 세계 스타트업들과 교류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정부 부처와 지자체도 보다 활발한 참여가 필요하다. AI 정책을 수행하는 부처 외에도 이를 활용해 인공지능 전환(AX)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사례를 볼 수 있는 CES에 들러야 한다. 특히 젊은 사무관 실무자들이 참여하여 견문을 넓히길 바란다. 주최국 미국의 경우 거의 모든 연방기관이 부스를 만들어 참여하고 있으므로 사실상 국제협력도 가능한 여건이 된다.

최고경영자(CEO)나 지도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것은 좋으나,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아쉽다. 작년 모 광역단체장이나 국회의원 일행이 한국 부스에서 잠시 행사만 참석하고 인근 골프장으로 가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차라리 실무자들을 보내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이번 CES는 우리에게 어떤 기회를 줄까.

강성주 세종대 초빙교수(전 우정사업본부장)

전략기획팀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