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올해의 국가' 후보 중 한 곳으로 한국을 꼽으며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헌정 질서를 지켜낸 모범 국가로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 표결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환호하는 집회 참가자들.
18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발표하는 '올해의 국가' 후보 중 한 곳으로 한국을 소개하며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후 한국의 대처를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1년 전 윤석열 전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해 국회를 폐쇄하려 했다"며 "그러나 국회의원들과 시위대, 기관들이 굳건히 버텼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명예스럽게 물러난 전 대통령은 올해 내란죄로 재판에 회부됐다"며 "올해 한국이 심각한 민주주의 위협에서 회복했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도 올해의 국가 후보로 꼽았다. 브라질에서는 선거 패배 뒤 부정 선거를 주장하며 쿠데타를 시도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법원에서 징역 27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은 20세기의 대부분을 쿠데타로 고통받았지만, 주동자가 적절한 처벌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헌정 질서를 지켜낸 사례로 평했다.
또 아르헨티나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강력한 개혁에 돌입해 경제 분야에서 큰 개선을 이뤄낸 점이 주목받았다. 인플레이션 급락·빈곤율 감소·재정 적자 완화 등 인상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여러 후보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는 올해의 국가로 시리아를 최종 선정했다. 시리아는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축출된 후 약 14년 만에 내전을 끝냈다. 집권에 성공한 아메드 알사랴 임시 대통령이 국가를 단결시키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등 놀라운 변화를 가져왔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들은 더 이상 히잡을 쓰거나 집에 머물러야 할 의무가 없고 오락과 음주도 허용된다"며 "2025년의 시리아는 2024년보다 훨씬 행복하고 평화롭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 300만명의 시리아인이 고향으로 돌아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자신들의 의지를 보여줬다"며 "우리의 선택 또한 시리아를 향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