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권병건기자
의료용 헴프 산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약품 산업화의 문턱을 넘었다.
연구·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던 헴프 산업이 안동을 거점으로 본격적인 원료의약품 생산 체계 구축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갖추게 됐다.
헴프 특구 기업 ㈜네오켄바이오, 원료의약품 GMP 건립 선언
경북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 참여기업인 ㈜네오켄바이오(대표 함정엽)는 17일 안동시 풍산읍 매곡리에 위치한 경북 바이오 2차 일반산업단지에서 헴프 CBD 원료의약품 GMP 제조소 기공식을 열고, 국내 최초 의료용 헴프 원료의약품(API) 생산 인프라 구축을 공식화했다.
이번 기공식은 2021년부터 추진돼 온 경북산업용헴프 규제자유특구가 실증을 넘어 산업화 단계로 전환됐음을 알리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특히 GMP 제조시설이라는 핵심 인프라 확보를 통해, 국내 의료용 헴프 산업이 세계 시장 진입을 위한 필수 요건을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네오켄바이오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조성하는 GMP 제조소는 연면적 1530㎡ 규모로 건립된다. 환각 성분인 THC 함량이 0.3% 미만인 산업용 헴프를 원료로, 마이크로웨이브 기반 CBD 추출 기술과 수용성 CBD 제조 기술을 적용해 CBD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국내 최초로 산업 수준의 헴프 원료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제조 인프라다.
그동안 경북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는 재배와 추출 기술 실증에서는 성과를 거뒀으나, GMP 생산시설 부재로 인해 원료의약품 수출과 해외 임상 진출에 구조적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 제조소 구축으로 헴프 재배부터 추출, 원료의약품 생산, 글로벌 수출로 이어지는 완결형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오켄바이오는 경북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의 핵심 참여기업으로, 헴프 CBD 성분의 안전성과 산업화 가능성에 대한 실증을 선도해 온 기업이다. 제도적 불확실성과 높은 초기 투자 부담에도 불구하고, 안동 지역에 GMP 제조시설을 직접 구축하기로 결정하면서 규제자유특구의 성과를 실질적인 산업 인프라로 전환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안동시는 이번 GMP 제조소 기공을 계기로 의료용 헴프 산업을 바이오·제약 산업과 연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헴프 기반 의약 산업의 거점 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이번 기공식은 경북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가 연구와 실증을 넘어 산업화라는 실질적인 성과 창출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제조소 완공과 GMP 인증 획득까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경상북도, 안동시, 산업계 및 연구기관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기공식 이후에는 한·일 의료용 헴프 국제 콘퍼런스가 열려 글로벌 산업 동향과 수출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규제자유특구의 성과가 숫자와 보고서를 넘어 '공장'이라는 실체로 드러났다. 안동에서 시작된 헴프 원료의약품 GMP 구축은 국내 바이오·의약 산업 지형에 의미 있는 변곡점이 되고 있다.
헴프 특구 기업 ㈜네오켄바이오, 원료의약품 GMP 건립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