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고 있다' 역대 4번째 연간 '하락세 전망'…대형 악재 없는데 비트코인은 왜

블룸버그 "대형 악재 없이 연간하락 첫 사례"
연초 대비 약 8% 하락…악재 없이 조정 국면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고래 매도 원인 지목

가상화폐를 대표하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역대 네 번째 연간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악재와 맞물려 하락세를 보였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여러 호재에도 반등이 이어지지 않는 가운데, 과도한 레버리지 청산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네 번째 연간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의 세 차례 연간 하락은 암호화폐 업계의 대형 추문이나 산업 붕괴 등의 사건과 맞물렸지만, 이번 연간 하락은 그런 문제 없이 발생한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1월1일 개당 종가 기준 9만4771달러(약 1억4000만원)에서 출발해 10월 초 12만6000달러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는 싱가포르에서 17일(현지시간) 정오 기준 8만7100달러대에 거래되면서, 연초와 대비해 가격이 약 8% 하락한 상태다.

과거 세 번의 연간 하락세는 2014년(-57.5%), 2018년(-73.8%). 2022년(-64.3%) 때 기록됐는데, 해당 연도는 모두 비트코인에 큰 악재가 있었던 시기였다. 2014년에는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 해킹 사태가 발생했고, 2018년엔 ICO(신규 암호화폐 발행) 거품이 붕괴했다. 2022년에도 FTX 등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잇달아 도산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규제 조치가 이어졌다.

반면 올해는 호재가 많았다. 가상화폐 옹호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했고,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지니어스 법도 미 의회를 통과했다. 그런데도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급격한 조정이 이어지며 하락세로 돌아서 좀처럼 반등의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긍정적 촉매가 있었지만, 시장이 힘을 전혀 받지 못해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가 놀라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올해 하락세는 과거와 비교해 낙폭 자체는 완만하나, 하락 원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극단적 레버리지가 지목됐다. 지난 10월 10일 190억달러(약 28조1000억원) 규모의 레버리지 베팅 물량이 한꺼번에 청산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고래'들의 매도도 원인으로 봤다. 고래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가격 압박이 계속됐고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헤지펀드 '아폴로 크립토'의 프라틱 칼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존 고래들의 매도가 상승 모멘텀을 확실히 꺾어 놨다"며 "업계가 규제 관련 원했던 모든 것을 받아 냈지만, 가격이 따라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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