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수도권에 거주할수록 결혼과 출산을 덜 하는 이른바 '수도권 페널티'가 공식 통계로 확인됐다. 수도권 거주자는 다른 지역보다 미혼·미출산 비율이 높았고 시간이 지나도 혼인과 출산으로 전환되는 비율 역시 낮았다.
국가데이터처는 16일 1983년생부터 1995년생까지 동일한 출생집단의 삶의 변화를 추적한 '2015~2023년 인구동태패널통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분석 결과 남녀 모두 수도권 거주자의 미혼·미출산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고 3년 후 혼인과 출산으로의 전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1983년생 남성의 경우 2015년 기준 미혼 상태였던 비율은 수도권이 58.6%로 전국 5개 권역 중 가장 높았고 미출산 비율 역시 75.2%로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984년생 여성 역시 수도권 미혼 비율이 46.5%로 가장 높았으며 미출산 비율도 65.5%로 최상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1988년생 남성도 2020년 기준 수도권 미혼 비율은 69.1%, 미출산 비율은 84.5%로 다른 지역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1989년생 여성 역시 미혼 비율이 수도권 58.0%로 가장 높았고 미출산 비율은 77.0%로 집계됐다. 3년 후 결혼·출산으로 전환되는 비율 역시 수도권 거주자가 가장 낮았다.
인구동태패널통계. 국가데이터처
비교적 과거 년생이 최근 년생보다 기존연도의 혼인·출산 비율은 물론 3년 후에 미혼·미출산 상태에서 혼인과 출산을 한 '변화 비율'도 모두 높은 점 또한 확인됐다.
32세를 기준으로 보면 1983년생 남성은 혼인 비율이 42.8%였던 반면 1991년생 남성은 24.3%에 그쳤다. 혼인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 역시 시간이 갈수록 늦어져 남성은 31세에서 32세로 여성은 29세에서 31세로 상승했다.
3년 뒤 변화에서도 차이는 이어졌다. 남성의 경우 1983년생은 3년 후 혼인(24.1%)과 출산(20.7%)을 선택한 비율이 1988년생(혼인 15.5%, 출산 14.5%)보다 높았다. 여성 역시 1984년생은 혼인 28.4%, 출산 26.3%였지만 1989년생은 각각 19.1%, 19.5%에 그쳤다.
종사상 지위와 소득에서도 차이가 관찰됐다. 남성은 기준연도에 상시근로자가 아니거나 평균 이하 소득일 경우 미혼·미출산 비율이 높았고 여성은 상시근로자이거나 평균을 초과한 소득자일수록 미혼·미출산 비율이 높았다. 다만 3년 후 혼인과 출산으로의 전환 비율은 남녀 모두 상시근로자, 평균 초과 소득자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주택을 소유한 경우에도 혼인·출산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지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기획과장은 "그동안 인구학계에서 '수도권 페널티'로 불리던 현상이 집단을 고정해 추적한 통계에서도 분명히 나타났다"며 "3년 후를 비교했을 때 지역 간 차이가 확연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