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취재본부 김용우기자
중국 지식인들의 모스크바 방문과 러시아 혁명 체험을 비교 분석해 학문적 시각에서 다룬 환태평양 콜로키움이 열렸다.
국립부경대학교는 글로벌지역학연구소(소장 박상현·국제지역학부 교수)가 지난 11일 오후 인문사회경영관 509호에서 제19차 환태평양 콜로키움(Trans-Pacific Dialogue)을 개최했다고 15일 알렸다.
이날 국립부경대 조세현 교수(사학과)가 1921년 볼셰비키 혁명 직후 모스크바를 방문한 중국 지식인 3명의 여행기를 비교 분석한 연구를 소개했다.
조 교수는 장캉후(江亢虎), 취추바이(瞿秋白), 바오푸(抱朴)가 남긴 여행기를 통해 당시 소비에트 러시아에 대한 엇갈린 시선을 분석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중국사회당 창립자 장캉후는 코민테른 제3차 대회에 참석하며 객관적 관찰을 했으나 신경제정책에는 회의적이었다.
신문기자 취추바이는 혁명 러시아를 낙관적으로 바라봤으며 훗날 중국공산당 지도자가 됐다. 반면 유학생 바오푸는 현지 체험 후 실망해 아나키스트로 전향했다.
조 교수는 "당시 코민테른 제3차 대회에 자칭 '중국공산당' 대표를 내세운 단체가 다섯 개나 존재했다는 것은 중국공산당 창립 초기의 불안정성과 다양한 사회주의 세력의 경쟁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여행기들은 승자 중심의 역사 서술이 가린 초기 사회주의 운동의 복잡한 실상을 드러내며 볼셰비키 정부의 지식인 탄압과 아나키스트 세력의 역할 등 소비에트 건설 초기의 모순을 생생하게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박상현 글로벌지역학연구소장은 "환태평양 지역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이 콜로키움의 목적"이라며 "20세기 초 동아시아와 러시아의 사상적 교류가 현재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부경대학교 글로벌지역학연구소가 마련한 19차 콜로키움에 참석한 연구자들이 카메라 앞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