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캐릭터와 사용자가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감성 인공지능(AI)' 엔진을 통해 세상에 없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박세원 엑스오소프트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박세원 엑스오소프트 대표는 최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와 증강현실(AR) 등을 실험실이 아닌 가장 상업적인 제품으로 구현해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제품에 만족하고 계속 쓰는지, 원천기술보다는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결국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재미를 느끼게 하는 방식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부연했다.
엑스오소프트의 대표 상품은 지난해 AI 장난감으로는 최초로 'AI+' 인증을 받은 '신비 AI'다.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캐릭터에 대화형 AI 서비스를 입힌 로봇형 완구로, 누리과정에 필요한 학습 콘텐츠를 담고 있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활용한 동요 재생, 날씨 같은 간단한 질문에 답하기, 퀴즈(동·식물, 한자, 구구단 등)를 통한 학습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보호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일정, 습관 형성, 감정 분석 등 아이 발달에 맞춰 학습 환경을 설정할 수 있다.
박 대표는 "AI와 얘기하고 마음의 위로를 받는 감성적인 부분에 집중해 '신비 AI'를 만들었다"며 "콘텐츠와 디지털을 물리적으로 잘 섞은 것이 주효했는데, 완구 업계가 가야 할 미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완구 지식재산권(IP)이 미국·일본 소유고, 상품은 굿즈에서 그치는 현실에서 더 나아가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에듀 테크 분야가 돈이 되겠느냐는 우려의 말도 있었지만, 재밌게 공부하는 걸 좋아했고 에듀테인먼트에 관심이 많았다"며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위한 새로운 재미의 길을 찾는 노력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훈이 '널리 인간을 즐겁게 만들라'는 의미의 '홍락인간'"이라고 웃었다.
박세원 엑스오소프트 대표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엑스오소프트는 제품·서비스 영역을 전 생애주기로 확장하는 동시에 판매 시장도 넓히고 있다. 우선 에듀툴킷디자인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나로 AI'는 노년층을 위한 AI 로봇이다. 말동무가 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치매 여부를 1분 안에 판단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현재 10·2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감정 교류 캐릭터도 키링 형태로 구체화하고 있다.
해외 수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박 대표는 "글로벌 IP인 '데디베어'를 기반으로 한 '피지털(Phygital) 카드'를 미국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내년 초에는 코스트코와 월마트로 유통 채널을 넓히고, 멕시코·중남미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지털 카드는 3D 모델링을 통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AI와 AR의 결합물이다. 최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애니메이션·게임 축제 'AGF 2025'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AI 완구 선도 기업으로서 자부심을 드러내며, 국내외 여러 IP와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또 "지금까지 흑자를 지속해온 가운데 현재는 퀀텀 점프할 만한 조처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며 "고가의 칩셋 없이 저사양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에서도 완벽하게 구동되는 초경량 기술을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엑스오소프트는 IP와 AI 소프트웨어, 디바이스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영역을 융합해 IP에 AI라는 생명을 불어넣었다"며 "인형, 로봇, 가전 등 형태를 불문하고 어떤 IP나 제품에도 즉각적으로 '감성 AI'를 탑재할 수 있어 시장성이 무궁무진하다. 거대언어모델(LLM)의 사이즈 경쟁을 넘어 실용적인 혁신으로 경쟁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