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기자
한동훈 전 대표 가족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국민의힘이 내홍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친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장동혁 대표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10일 오후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인터뷰에서 "오늘 여러 의원이 이의를 많이 제기했다. 감정이 아닌 법적인 문제를 짚었다"고 말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이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장동혁 대표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앞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9일 "한 전 대표 및 가족 명의로 게시된 것으로 알려진 글들에 대하여는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 진행 중"이라며 당원 명부 확인 결과 한 전 대표 가족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당원 세 명의 휴대전화 번호 끝 네 자리가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네 사람 모두 지난해 12월 16~19일 사이에 탈당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위원장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기반한 추측성 보도나 확대 해석을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개인정보보호법 및 정당법 위반 등의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당헌·당규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도 나온다. 이건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무위가 중간에 유출한 이 내용은 실질적으로 한 전 대표에 대한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직무처리 과정에서 실명과 탈당 날짜를 다 넣고 딸 이름까지 공개한 건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당무감사위 활동이 한 전 대표 축출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고 말하자, 정 의원은 "그런 것 같다. 한 전 대표가 대장동·론스타 이슈에서 좋은 성과를 냈고 지지자들이 다시 결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장 대표가 대표로서 리더십이 흔들리기 때문에 한 대표가 더 자연스레 대안적으로 돋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장 대표는) 어떻게 보면 '한동훈이 존재하는 한 나는 안 된다'는 생각에 좀 꽂혀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앞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한 전 대표와 그의 가족 명의로 추정되는 이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이 집중적으로 올라와 당내 갈등으로 이어졌다. 이를 두고 친윤계(친윤석열) 측에서는 한 전 대표에게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으나, 한 전 대표는 해당 사안으로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세력이 있다며 버텨왔다.
최근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장 대표가 계엄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서 당내 불만이 고조된 가운데 당원 게시판 논란이 다시 수면 위에 올라 친한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