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Z 트라이폴드(이하 트라이폴드)'는 평소 바형 스마트폰 화면이 답답하게 느껴졌던 사용자에게 제격이다. 트라이폴드 화면을 펼치자 디스플레이 대각선 길이가 253㎜(10인치)에 달해 웬만한 태블릿PC를 사용하는 느낌과 비슷했다. 대화면으로 영상·게임을 즐기거나, 그림·이미지를 감상할 때 용이했다. 특히 접히는 부분의 주름이 두드러지지 않아 몰입감을 방해하지 않았다.
12일 출시된 트라이폴드는 사전예약 없이 전국 20개 삼성 매장과 온라인 삼성닷컴에서 스페셜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359만400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말해주듯 대중적인 제품이라기보다는, 얼리어답터나 멀티태스킹 사용자를 겨냥한 삼성 폴더블 기술력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트라이폴드 판매를 앞두고 강남 매장 등에는 판매 개시 전부터 수십 명 대기 줄이 늘어서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트라이폴드의 가장 큰 묘미는 멀티태스킹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화면 하단 바에 있는 앱 아이콘을 길게 눌러 드래그 앤 드롭하니 총 3개까지 창을 동시에 띄울 수 있었다. 인터넷 창에서 맛집 검색을 하면서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해당 맛집의 위치를 확인하며 카카오톡 친구에게 추천을 할수 있다. 기존에 앱 실행과 종료를 반복하며 창을 전환하고 이동해야 했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었다. 예컨대 유튜브 영상 속에 나온 상품을 쇼핑몰에서 바로 검색하거나, 사진첩에 있는 사진을 구글 제미나이 프롬프트 창에 끌어와 분석을 할 수도 있었다. 데스크탑과 연결하는 덱스(DeX) 기능을 활용하면 사용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삼성전자 '갤럭시Z 트라이폴드'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능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오른쪽 측면버튼을 길게 누르면 간편하게 구글 '제미나이 라이브'를 실행해 AI와 현재 화면을 공유하면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망고빙수 사진을 보여주며 '오늘 먹어보고 싶은데, 어디가 좋을까'라고 물으면 망고빙수 카페를 추천해줬다.
메인 화면에서 사용하던 앱들은 폰을 접어도 하단 바에 저장돼있어 바로 실행시킬 수 있고, 커버 화면에서 사용하던 앱도 펼쳤을 때 메인 화면에서 이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세로 또는 가로 모드에 따라 홈 화면을 정리할 수 있고, 최대 120Hz 주사율을 갖추고 있어 화면 전환도 부드러웠다. 두 번 접었을 때는 두께 약 1.3㎝로 주머니에 쏙 들어오는 휴대성을 갖추고 있어 활용성이 높았다. 접을 때마다 디스플레이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한번 접었을 때는 틈이 벌어지게 만든 디테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쉬운 부분은 갤럭시Z 플립처럼 반만 접어서 플렉스 모드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Z플립은 화면을 반쯤 접어 바닥에 세워놓고 아래쪽 화면을 터치패드로 사용하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등 플렉스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트라이폴드에서도 인터넷 강의 영상을 보는 동시에 필기를 하는 작업 방식을 상상했지만 플렉스 모드를 지원하진 않았다. 플렉스 모드보다는 대화면이 주는 편의성에 초점을 뒀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