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길기자
글로벌 완성차들이 미·중 갈등으로 중국산 부품 사용을 재검토하면서 한국산 자동차 부품이 반사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내년 1월 국내에 '아시아 구매 허브'를 구축하고 국내 부품업체와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국내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미국 월스트리스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중국산 부품을 쓰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내 전기차 공장에 부품을 대는 주요 공급업체에 중국산을 완전히 배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에서 중국산 부품을 더는 사용하지 않기로 한 테슬라의 결정은 올해 초 내려졌으며, 테슬라와 공급업체들은 이미 일부 중국산 부품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교체했다고 WSJ는 전했다. 테슬라는 향후 1~2년 내 나머지 모든 부품을 중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까지 중국산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했으나, 그로 인해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미국 내 중국산 LFP 배터리 사용을 중단했다고 WSJ는 전했다.
대신 테슬라는 미국 내에서 자체 LFP배터리 생산을 추진 중이다. 테슬라는 네바다주에 건설 중인 이 배터리 생산 시설이 내년 1분기 중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협력업체들에 중국산 부품을 공급망에서 걷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GM 경영진은 협력사들에 원자재와 부품 조달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를 찾을 것을 요구했으며, 궁극적으로는 공급망 전체를 중국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들이 중국산 부품을 공급망에서 배제할수록 그 대체재로 국내 부품업체들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벤츠는 '구매 허브' 구축으로 한국과 협업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지난 14일 인천 중구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아시아 구매 허브는 장기 성장과 파트너십을 위한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독일 연구개발(R&D)·구매 부서가 긴밀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구매 허브(중심)를 서울에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방한 기간 삼성, LG 등과 협업을 논의한 올라 회장은 국내 기업과 지속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 LG와 매우 생산적인 미팅을 가졌다"며 "오랜 파트너십을 통해 라인업 전반에 그들의 기술을 활용한다. (어제는) 다음은 무엇인가, 어떻게 경계를 넓히고 도약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한국 기업과의 협업은 우리에겐 매우 귀중한 혁신 생태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