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주기자
서소문빌딩이 지상 38층 높이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을 갖춘 업무·문화복합시설로 재탄생한다. 인근에 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업무지구들과 연계해 녹지 공간을 하나의 정원처럼 조성한다.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 선도 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 착공식'을 5일 진행했다. 이날 서소문 일대 3개 지구 재개발 사업과 함께 추진해온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성과를 발표했다.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서울역-서대문 1·2구역 1지구)'은 녹지생태도심 선도 사업의 핵심 축이다. 이 사업은 중구 순화동 7번지 일대에 지하 8층, 지상 38층(연면적 24만9179㎡) 업무·문화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으로 2030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개발이 완료되면 서소문빌딩의 오피스 면적은 당초 대비 약 3.5배, 수용 인원은 3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오피스 건물들이 노후화된 서소문 일대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북권 최초로 '클래식 전문 공연장'도 들어선다. 1980년대 개관한 이래 공연 문화를 선도해 왔던 호암아트홀은 1100석 규모 클래식 공연장으로 거듭난다. 지상 4~9층 공연장 인근에 추가로 확보한 저층부 외부공간은 녹지와 연계한 도심 휴식 공간으로 활용된다.
시는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의 녹지형 개방 공간(보행로 포함)을 당초 8010㎡에서 226% 늘어난 1만8140㎡까지 확보했다. 사업자가 제안한 개방형 녹지 면적에 따라 높이·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해 공공 예산 투입 없이 대규모 녹지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녹지형 개방 공간에는 생태숲과 정원·무대·수경시설 등이 조성된다.
지난 2022년 4월 침체된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은 민간사업자가 개방형 녹지를 확보하는 만큼 건축규제를 완화해주는 개발 방안이다. 시는 녹지생태도심을 완성하기 위해 2023년 서울도심기본계획,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고시하고 개방형 녹지 가이드라인 등을 수립했다.
특히 서소문 일대 3개 지구 재개발 사업지는 하나의 정원처럼 녹지를 조성하기 위해 시는 계획 단계부터 녹지 확보에 고심했다. 해당 사업지는 △서울역-서대문 1·2구역 1지구 △서소문 11·12지구 △서소문 10지구다. 이밖에도 △양동구역(서울역 앞) △수표구역(을지로3가 일대) 등에서 녹지생태도심 전략이 적용된 정비사업이 진행중이다.
보존 위주 정책을 추진하던 당시와 비교하면 5배 많은 36개 지구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추진 이전 연평균 약 2.7건에 그쳤던 도심 정비사업은 정책 시행 이후 연평균 12.8건으로 대폭 늘었다. 이들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서울광장의 약 8배(10만㎡)에 달하는 대규모 민간 녹지를 확보하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착공은 단순한 개발사업이 아니라 서울이 녹색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도심 전환의 출발점"이라며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녹지를 확보하는 새로운 재창조 모델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통해 서울 전역을 녹색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글로벌 녹색도시로 발돋움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