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을 계기로 경주를 찾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맷 가먼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은 물론, 대기업 주요 총수들과 만나며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AWS가 각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만큼, 국내 기업들과의 추가 협력 소식에 기대가 쏠린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가먼 CEO는 전날 신동빈 롯데 회장과 허태수 GS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해 조주완 LG전자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났다.
맷 가먼 AWS CEO가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서 주제발표 하고 있다. 2025.10.29 강진형 기자
가먼 CEO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인공지능(AI) 비즈니스 접목을 포함한 다양한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계열사인 롯데이노베이트는 AWS 마켓플레이스 채널 파트너 자격과 클라우드프론트 서비스 제공 프로그램(SDP) 인증을 취득한 상태다. 허태수 GS 회장과도 만나 AWS의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진행 중인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허 회장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AI 관련 협의체인 AI혁신위원장도 맡고 있는데, 우리 기업들의 AI 혁신을 위한 의견도 함께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와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가먼 CEO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와 만난 것로 전해졌는데,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주력하고 있는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 납품 등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련 논의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와도 만나 클라우드와 AI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 클라우드 사업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가먼 CEO의 방한을 맞아 AWS는 국내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가먼 CEO는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2031년까지 인천·경기 지역에 지어질 국내 신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총 50억달러(약 7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AWS는 SK그룹과 지난 6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울산에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운영하기로 한 바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도 밝혔다. 가먼 CEO는 전날 CEO 서밋 메인 행사인 'AI 주도 경제' 세션에서 연사로 나서 "400억달러(약 57조원) 이상을 APEC 14개 경제체에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이는 국내총생산(GDP)에 450억달러(약 64조5000억원) 이상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