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비농업인 대출 부실 심화…수조원 손실

특수채권 4조1,832억…1년 새 4천억↑
농업인 대출 대손상각액은 5% 불과
서삼석 "리스크관리·여신심사 재점검"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내 5대 주요 시중은행 중 하나이자 농민을 위한 대표 금융기관인 농협은행이 비농업인 중심의 대출로 수조원대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기준 농협은행 특수채권 규모는 26만8,821건, 4조1,83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8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이 회수 불가능으로 회계상 손실 처리한 대손상각액은 4,045억원(3만3,646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농업인 대상 대출의 손실은 801건(2%), 184억원(5%)에 불과했으며, 비농업인 대출이 전체 손실의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패션타운 복합시설 신축을 위해 2,700억원을 대출받은 A기업이 2024년 부도 처리되면서 1,060억원 규모의 부실이 발생했다. 이는 기업 위주 대출이 조합원 자산에 직접적 손실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서 의원은 "농협은행 성장 기반은 조합원과 농민의 자산에 있지만, 실제 대출은 농업인보다 비농업인에게 집중되고 있다"며 "농협은행이 농민의 은행이 아니라, 일반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는 구조로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어 "비농업인 대출로 인한 대손상각이 수천억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농협은행은 내부 리스크관리와 여신 심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며 "조합원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대출 구조 개편과 부실채권 해소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